은행은 합의서에 서명해 오는 7일까지 산은에 보내야 하는 만큼 자율적 채무조정안에 동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대우조선 채권단에 따르면 수은이 무담보채권 1조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금리 1%의 영구채를 매입한다는 내용이 합의서에 담겼다.
관련법에 따라 수은은 법률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니면 출자를 할 수 없어 영구채 매입이라는 선택을 했다.
이에 수은이 사들이기로 한 영구채의 금리도 1%로 결정됐다. 시중은행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여기에 수은이 기존에 매입한 영구채 금리도 1%로 낮추기로 했다. 수은은 지난해 말 1조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영구채로 전환했다.
당시 산은은 대출금을 출자전환했으나 수은은 역시 관련법에 따라 금리 3%의 영구채를 매입했다.
합의서에는 또 출자전환하는 주식을 보통주 대신 의결권이 없는 전환상환 우선주로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법상 은행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한 것이다.
시중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은 산은이 우선 보증서를 발급하고 시중은행이 복보증을 선다.
선주에게 선수금을 물어줘야 하는 RG콜이 발생하면, 시중은행이 정해진 비율에 따라 부담한다.
이는 보증 순서에 따른 논란을 없애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의 여건이 어려워진다고 해서 RG콜이 전량 들어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합의서의 효력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채무조정이 완료됐을 경우 발효된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명시됐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채무재조정의 큰 틀에 합의하면서, 다른 이해관계자의 채무재조정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이번주 내로 합의서를 받아야만 다음주부터 사채권자를 상대로 한 설득작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