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포스트 사드(Post THAAD) 중국 시장 포기만이 능사인가

2017-04-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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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한나 컨설턴트]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은 한·중 밀월(蜜月)시대를 한 순간에 잠식시켰다.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존의 기업들은 물론이고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 벤처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 중국은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얘기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경제적 보복 조치를 보면 이를 아예 근거 없는 소리로 치부할 수는 없다.
중국 현대차 판매량의 급감과 E-mart, 롯데 마트의 영업정지 등의 사건은 한국인들에게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과 다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게 했다.

하지만 사드가 이슈화되기 전부터 중국의 반덤핑 조사나 수입제품의 통관 지연은 보기 드문 경우가 아니었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조치가 하나씩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서 우리가 심각함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보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상대로 보다 유리하게 거래를 취하곤 했지만 현재 중국의 산업발전수준은 한국을 뒤쫓아 오고 있다고 자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 한국의 기술력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두고 그 협상력에 의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위치로 전락한 것이다.

중국의 산업발전 수준이 높아질수록 외국기업에 대한 우대는 낮아지고 규제는 심해지고 있다. 자국 내에서 대체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소재나 기술에 있어서는 수입 규제를 까다롭게 할 뿐 아니라 양을 줄이고 있으며, 수입의존도가 높은 첨단산업 부분에서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에도 아이러니하게 그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이 이슈화되면서 對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 관광, 엔터테인먼트, 중간재 등의 산업의 피해와 수출구조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안일하게 중국의 14억명 시장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우리의 시각을 의식구조, 정책, 사회, 문화 등으로 돌려야만 하고, 차이나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변화는 물론 기존 對한국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산업과 그 품목들에 대해서는 경쟁력 우위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놓여진 과제다.

과제를 해결하든지 중국 시장의 개선을 포기하든지 우리에게 두 가지의 선택적인 방향제시가 있는 실정인데, 중국이 아닌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이 더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는 ‘시장 다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도 부자재들은 중국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규모는 11조4000억원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11배에 달한다. 지금까지 일궈놓은 중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도 우리에게 더욱 손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시할 수 밖에 없다. 논자는 이에 대해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바로 ‘기술’이 아닌 ‘예술’과 이중교배다. 여기서 ‘예술’은 외관적인 디자인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부드럽게’의 뜻을 지닌 추상적인 의미도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서민들을 위한 공장으로 그 역할에 충실하여 싼 가격에만 집중해왔지만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디자인을 점점 더 중시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의 S-cliar 공기청정기를 언급해보자. 공기청정기는 네모난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며 집안에 설치할 경우 다른 가전제품이나 가구들과 조화를 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S-클레어 공기청정기는 아래 사진과 같이 동그랗고 스피커의 형태로 생겼다. 또한 청정기의 기능뿐 아니라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용도가 다양하다.
 

[출처=JD 크라우드 펀딩]


중국이 미세먼지와 스모그 때문에 양회(两会)에서도 파란 하늘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공기에 민감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들에게 공기청정기는 필수용품이 되었고 이러한 소비자의 수요를 잘 읽어냈던 회사는 중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JD크라우드 펀딩(JD众筹)에 입점해 목표액을 500%이상 초과 달성하며 중국 시장 진출 성공에 가까워졌다.

게다가 국내 바이오 기업 중 하나인 아스타는 사드 문제가 발발했음에도 무리없이 중국 최대 민간 기업 중 하나인 포선(Fosun)그룹을 상대로 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중국 정부에서도 新성장 산업으로 꼽았던 환경과 바이오 및 신약 등 관련된 분야의 제품을 중국인들이 싫어하겠는가. 가려운 곳이 어딘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틈새를 파고 드는 것이 가장 훌륭하고 필요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예술’을 살펴보자. 우리가 상대보다 더 뛰어난 기술과 조건을 갖췄을 때는 비교적 ‘하드(Hard)’하게 해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이제는 ‘소프트(soft)’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한국 제품이라면 격하게 환영하던 중국은 이제 없다. 중국 소비자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이중교배, 즉 콜라보(Collabo)를 해야 한다. 중국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는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중국인들 생활 속에 고스란히 자리잡았다. 중국의 국민브랜드라 불리는 KFC와 Pizza Hut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KFC에서는 중국인의 아침식사인 요우티아오(油条, 기름 빵)와 또우쟝(豆浆, 콩즙)을 판매하고 있으며, Pizza Hut에서는 밥을 추천메뉴에 넣으면서 중국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출처=바이두(百度)]


자신의 것만 좋다고 자부하고 강조하는 ‘하드(Hard)’한 방법이 아닌 마음을 얻고자 ‘소프트(Soft)’한 예술적인 방법이 통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산업이 무엇인지, 그들의 생활 속에서는 어떠한 것들이 다가가기 편한지, 어떤 의식과 사고를 지녔는지를 파악하는, 중국의 전반적인 시장을 읽어낼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 하겠다.

이처럼 포스트 사드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다른 기회인 것이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며 해쳐 나아간다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잡초’같은 근성을 만들어 내리라고 믿고 있다.

/글=김한나 컨설턴트 #중국사업부 #지켄트청년들 #버터플라이즈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한중청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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