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일화, 물 건너가나···洪·劉 신경전 격화

2017-04-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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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 보수표 잠식하는 안철수 견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19대 대선주자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이에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보수단일화는 험로를 걷고 있다. 

양측 모두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연일 공방이 이어지면서 단일화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분당의 원인이 소멸됐다며 합당을 촉구했지만, 유 후보는 당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을 요구하며 거절 의사를 보였다.

홍 후보는 5일 전날에 이어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을 위해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 후보를 상대로 보수후보 단일화를 재차 주장하면서 동시에 최근 보수 표심을 잠식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부산 삼광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에 대해 “원인이 소멸됐기 때문에 합당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당내에 친박 계파가 없어지고 저는 친박계에 얹힐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독고다이로 있다가 지금 한국당이라는 세력을, 이 땅에 보수 본당 모든 사람의 세력을 얻었는데 거기서 친박 여부를 그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에 위협이 되는 안 후보를 향해선 ‘얼치기 좌파’, 국민의당에 대해선 ‘민주당 2중대’라며 깎아 내렸다.

홍 후보는 한국당 결의대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싸우는 것은 호남 본당과 호남 2중대가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마음을 둘 데가 없는 보수 우파들의 마음이 잠시 안 후보에게 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하나가 될 것”이라며 “보수 우파의 본산인 한국당이 제대로만 지역 민심을 수습하고 결속하면 결국 이번 대선은 좌파와 우파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홍 후보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 측은 최소한 친박 8적 청산 없이는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의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의원이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소한 ‘친박 8인’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명분이라도 생기는 것 아니냐”라며 “(홍 후보가) 탄핵의 주범인 친박 핵심들을 청산은커녕 완전히 꽃보직을 주면서 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상태라면 단일화는 없다”라며 “홍 후보가 변하는 게 선결조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무산 시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역시 최근 보수표심에 힘입어 지지율이 급등한 안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문재인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서 태극기표 중 상당수가 안 후보에게 몰려간 것”이라며 “지지율이 낮은 후보보다 지지율 2등 하는 후보에게 무조건 몰표를 주는 것은 그 후보가 내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지지율이 나오는 사람한테 주려는 심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민의당은 자기들 자력으로 (표를 얻는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유 후보 입장에서는 통합을 위해선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둘 다 결여돼 쉽사리 움직일 수 없다”며 “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아니면 최소한 한국당 내 친박 8적이라도 정리가 돼야 단일화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특히 탄핵 이후 보수진영의 표심이 문 후보의 대항마이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안 후보에게 이동하는 움직임이 보여 기존 보수정당들은 초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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