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각종 관련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검찰은 핵심쟁점인 뇌물수수 혐의 또는 최씨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해 재판에서 뒤집기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 같은 전략에도 불구하고 관련 증언이 다수 있는 상황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형량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2차 조사에서 각종 물증과 진술을 제시하며 박 전 대통령 진술의 허점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조사는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측에선 한웅재 형사8부장(47·사법연수원 28기)을 필두로 보조검사 1명과 여성수사관 1명이 동석할 예정이다.
다만 1차 조사 때 한 부장검사가 장시간 조사를 벌인 점 등을 고려, 이원석 특수1부장(48·사법연수원 27기)이 구치소를 방문할 가능성도 높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변함없이 유영하 변호사가 입회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번에도 영상녹화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또다시 관련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2차 조사를 포함해 총 2~3차례 보강수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를 보면 1995년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각각 4차례와 8차례 검찰의 방문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검찰은 작은 단서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구속 만료일 전까지 끈질긴 보강수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료일은 오는 19일까지로,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일(4월 15~16일)과 공식 선거운동이 오는 17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검찰은 다음 주 중반까지 조사를 마치고 기소해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한편 검찰의 첫 방문조사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40분까지 10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애초 검찰은 조사를 시작하며 구치소 일과 등을 고려해 오후 6시께 조사를 마친다는 방침이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서를 보고 수정하는 시간까지 3시간가량이 더 걸렸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구속되기 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은 지난달 21일에도 밤 11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 54분까지 무려 7시간을 넘게 조서 열람을 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피의자 신문조서가 향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차단하기 위한 방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