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1분기 미국 상장사들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주춤했던 미국 증시 랠리가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내주부터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의 금융주를 시작으로 미국의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그 다음 주에는 존슨앤존슨, 버라이즌, 제너럴일렉트릭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주가가 25% 급등한 애플의 경우 올해 1분기 주당 순익이 2.02달러로 1년 전 주당 1.90달러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투자자들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올해 나올 신모델이 하반기까지 모멘텀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말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후 유가 반등으로 에너지 업체들의 숨통이 트이면서 1분기 상장사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익뿐 아니라 매출도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500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해 5년여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작년 대선 이후 실질적인 수익 개선 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망감으로 이어져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 호건 전략가는 WSJ에 “펀더멘탈이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지지하지 못한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감세와 규제 완화를 모두 반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친성장 정책은 의료보험 개혁안의 좌초와 함께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에 가로막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모건스탠리 역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소비자 심리나 기업 심리지표와 같은 소프트데이터는 작년 대선 이후 급속도로 개선됐지만 소매판매, 주택 판매, 설비투자 등의 하드데이터 개선세는 그에 못 미친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