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장관[사진=농림축산식품부]
일본은 지난 2006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국민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는 고령화, 일손부족 문제가 심각해 논이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일본 오카야마현 우에야마 지역은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한때 산비탈에 위치한 많은 논이 방치돼 잡초와 잡목이 우거지고 논과 산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이를 극복한 성공사례로 유명하다.
이 정책에 따라 우에야마로 이주한 청년들은 지역주민들과 협력해 ‘다나다’라 불리는 전통 계단식 논을 되살렸다.
여기서 생산된 쌀과 전통주, 가공식품 등은 친환경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다. 마을 주민들은 전통 지역축제를 부활시키고 폐가를 찻집이나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했다. 또 다양한 농촌 체험교육 등을 진행하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우에야마의 사례는 우리 농업과 농촌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농촌은 그간 지속적인 투자와 지역 주민의 노력으로 도로 정비, 상하수도 보급, 주택개선 등 기초 생활여건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부구조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경치 좋은 농촌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려 해도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
잡초를 정비하지 않거나 버려진 주택을 그대로 방치한 마을도 있다. 빈 농약병과 폐비닐 등이 논밭 주변에 버려져 주변경관을 해치고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축산분뇨로 인한 악취나 오염도 문제다. 농촌지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있고, 농촌에서 생산된 농축산물과 농업인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질까 걱정된다.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이를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2017년 봄은 우리 농업과 농촌이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환경개선 위주로 진행되던 기존의 농촌운동을 안전한 농축산물 생산 및 농업인 역량강화 분야로 확장해 깨끗한 농업·농촌 만들기, 즉 ‘클린 애그리컬처 캠페인(Clean Agriculture Campaign·CAC)’을 추진한다.
캠페인의 3대 핵심대상은 ‘농촌’, ‘농산물’, ‘농업인’이다. 지역주민이 협의회를 구성, 세부 실천과제를 선정해 추진토록 할 계획이다.
마을 담장 가꾸기, 폐영농자재 수거 등 ‘깨끗한 농촌환경’을 조성하고 자율적 방역활동, 환경친화적 퇴·액비 사용 등 ‘깨끗한 농축산물’을 생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화학약품 바로 알기, 농작업자 안전수칙 준수, 마을 단위 공동체 활동 등 주민들 스스로가 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농업인으로서 활동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선도모델 발굴, 기술보급 등 주민 활동에 대해 인적·물적 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도시민, 대학생 등이 마을환경 개선활동에 참여하는 ‘재능 나눔’ 기회를 확대하고, 타 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업해 △숲 가꾸기 △상수원 관리 △농산물 품질인증 등 맞춤형 일자리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또 △농촌계획대전 △경관사진공모전 △행복마을 콘테스트 등 다양한 공모전 및 경진대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우수사례도 전파할 예정이다.
4월6일에는 경기 이천 설봉공원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기관·단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깨끗한 농업·농촌 만들기’ 발대식이 열린다.
올해 1만개 농촌마을을 시작으로, 향후 2만개 마을이 참여해 전국 마을의 50%가 동참하는 것이 목표다.
농촌은 농업인의 일터이다. 나아가 전 국민의 삶터이자 쉼터이다. 농업은 농업인의 산업을 넘어 우리 국가의 기초산업이다.
CAC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관광·치유·휴양 공간으로서 농촌의 가치는 점차 높아질 것이고,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지역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우리 농업과 농촌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깨끗한 공간이 될 수 있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자 국민과 함께하는 생태공간으로서 농촌을 인식해야 한다.
‘깨끗한 농촌’은 ‘깨끗한 농산물’로 이어지고 ‘깨끗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것이다. ‘클린 애그리컬처’를 통해 ‘클린 코리아’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