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술 깨보니 삼진아웃…강정호, 미국행 불투명

2017-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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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최근 인천 부평구 동암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63세 진모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역사 계단으로 돌진해 행인 3명을 치고 차량 한 대를 들이받는 아찔한 사고였다. 당시 시민들에 의해 저지된 운전자의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치로 확인됐다.

이 사건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거세다. ‘음주운전=살인’이라는 사회적인 인식 속에서도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음주운전 사고는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태다. 자기반성 없이 들통 날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강정호(30·피츠버그)는 성공이 보장된 탄탄대로에서 비틀대고 있다. 술 때문이다. 죄질도 나쁘다. 지난해 12월 강남구에서 음주운전 뺑소니로 물의를 일으켰다. 거짓말로 눈속임을 하려다 망신만 당했다. 앞서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 사실까지 드러나 ‘삼진아웃’에 걸려 면허가 취소됐다. 결국 강정호는 재판 끝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메이저리그가 3일 개막했다. 피츠버그 소속으로 뛰어야 할 강정호는 여전히 국내에 머물고 있다. 실형 선고로 미국 대사관에서 강정호의 취업비자 갱신 신청을 불허했기 때문. 피츠버그 구단에서 강정호의 미국행을 돕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비자 갱신 시기는 알 수 없다. 이 탓에 강정호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미국 현지 여론도 좋지 않다. 강정호는 이미 빅리그 데뷔 후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며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뒤 이번 음주운전 뺑소니 사태로 치명상을 당했다. 프랭크 코넬리 피츠버그 사장은 “우리는 강정호가 한국에서 두 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알았다면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가 담긴 발언을 했다.

그러나 피츠버그 구단은 “이미 지난 과거를 돌이킬 수 없다”며 최대한 강정호의 새 삶을 위해 도울 방침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강정호도 치료 대상자다. 강정호는 이미 국내에서 심리치료에 들어갔다.

강정호의 입지는 좁아졌다.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비자가 나오면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는 오를 수 있다. 단지 성적만으로 등 돌린 여론을 되돌릴 순 없다. 이미 홈런 한 방보다 삼진아웃의 상처가 더 크다.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 한국은 물론 미국 지역사회에서 사죄의 봉사활동도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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