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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의 날선 신경전도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통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입장에서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는 ‘금도’를 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홍 지사는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식수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유 의원이 자꾸 그러면(공격하면)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후보 역할을 하는 것 밖에 안된다”며 “시비를 걸지 말라는 뜻”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가 어떻게 했냐”며 “내가 (유 후보의)적이 아니고, 주적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인데 그쪽을 상대로 공격해야지 나를 상대로 자꾸 시비를 걸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홍 지사는 자신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꺼내면서 “대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들은 내용을 유 의원에게 전해주고 싶다”며 “대구·경북에서는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정서가 대다수”라고 공격한 바 있다.
홍 지사 측은 언론에서는 마치 홍 지사가 유 의원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돌변한 유 의원 측에 책임이 있다고 항변했다.
유 후보는 지난 28일 바른정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홍 지사 출마를 당초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며 “이제까지 정치를 해 온 저의 정신으로는 출마할 생각은 꿈도 못 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후보단일화의 전제는 지는 사람의 승복인데, 내가 홍 지사에게 과연 승복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이날 유 의원 측은 전날 홍 지사의 '대구의 배신자‘ 발언에 대해 논평을 통해 "과연 위법 행위로 재판 중인 막말 후보다운 발언"이라며 “(홍 지사는)왜 대통령이 되려는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설명이 없는 분”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단지 권력의지만 있는 분”이라면서 “재판 중에 나오신걸 보니 의지는 대단하다. 그 의지는 인정한다”고 비꼬았다.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벌써부터 반문(반문재인)연대 구상이 틀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격적으로 후보단일화 작업이 시작되면 ‘단일화 룰’에 대한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호 간의 인신공격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양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청산 문제 또한 걸림돌로 남아 있는 상태다. 홍 지사는 자신이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순간부터 친박 논란 자체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유 의원은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도 포천 바른정당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인명진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물러나면 한국당은 완전히 도로 친박당이 된다"며 “(인 위원장도)3개월간 하라는 혁신은 하나도 안 하고 당 이름 하나 바꾼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