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인구학자들은 미래의 10년은 단군 이래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노후생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활모델이 달라졌기 때문에 노후생활이 급변할 것이고, 이에 대비한 은퇴설계도 변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진정한 의미의 은퇴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거의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변화의 이유는 평균수명 연장, 저성장, 저금리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평균수명이 1970년 62.2세, 1990년 71.6세, 2015년 82.0세로 증가하고 있다. 은퇴 연령을 55세로 가정하면 은퇴 후 기간이 1970년에는 7.2년, 1990년에는 16.6년, 2015년에는 27년인 셈이다. 앞으로는 30~40년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둘째는 저성장에 따른 소득의 정체와 근로기간 단축이다.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졌고, 직장 은퇴는 53~54세로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무려 7~10년 이상 빠르다. 저금리도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 물가를 제외한 실질이자율도 제로(0)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예전에는 평생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소득이 늘어나 집을 사고 아이들을 다 교육시키고 결혼까지 시킬 수 있었다. 퇴직금을 은행에만 넣어놔도 두 자릿수의 금리 덕분에 이자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했다. 거기에다 평균수명도 짧아 은퇴 후 기간도 10~20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청년이나 중년세대에게 과거와 같은 일이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비재무전략 3가지와 재무전략 3가지, 총 6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비재무전략은 내려놓기, 친해지기, 나다니기이다. 내려놓기는 집과 자녀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 친해지기는 은퇴 후 30~40년을 같이 보낼 가족과 친구·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다니기는 자아실현과 건강을 위해 자원봉사 등과 같이 지역 커뮤니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재무전략으로는 근로소득, 자산소득, 연금소득 확보를 권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인생2모작, 즉 은퇴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무작정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소비의 구조조정을 통해 소모성 소비는 줄이고, 자기계발 등을 위한 소비와 투자는 늘려가는 지혜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소득을 확보하는 것이다. 3층연금을 구축해야 한다. 3층연금이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과 같은 공적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을 뜻한다.
특히 개인연금은 대부분 연 400만원 한도로 세제혜택을 받는 연금저축만 가입하기 때문에 별도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사망 시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종신형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3층연금에 더해 최근 주목 받는 분야가 바로 주택연금이다. 실제로 60대 이상 가구의 가계자산 구성을 보면 78%가 거주하고 있는 집 등 부동산이다. 주택연금은 부부 가운데 1명만 60세가 넘으면 보유한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 상품으로 주거와 생활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구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생을 필두로 1963년생까지 711만명에 달한다. 올해 맏형이 62세가 됐고, 막내는 54세가 된다.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막내도 예순 줄에 들어선다는 얘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노후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우리사회가 맞이할 진정한 은퇴생활의 모델인 것이다. 아마 앞으로 이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막연하지만 분명히 닥칠 노후 준비를 위해 금융회사에서 은퇴 관련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