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강연에서 "우리 거시경제 여건이 미국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우리의 통화정책은 미국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세계경제와 우리 거시경제의 연계가 강화되고 있어, 미국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동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조 위원은 "물가안정목표제는 통화정책의 유용한 준거를 제공하는 제도"라며 "특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출하고 이를 공표된 목표 수준에서 관리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2016∼2018년 달성할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연 2%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확산하는 '통화정책의 유효성 저하' 논란에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실물경기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이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있다면, 그것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급등락을 제어함으로써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위원은 한국경제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역동성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난 30년간의 성장률 하락추세에서 벗어나 과거 역동성을 되찾는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지만, 현실적 제약요건들을 고려할 때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