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국내 전자업계 양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을 잇따라 탑재하며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에서는 초기 사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일상 속 편의성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AI를 탑재한 트롬 세탁기를 출시한다. 올해 초 처음으로 인공지능 장착 에어컨을 출시한 데 이어 냉장고, 로봇청소기, 세탁기 등으로 적용 품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일 세탁기는 날씨 정보를 파악해 최적화된 세탁 옵션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습한 날씨에는 탈수를 강화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헹굼 시간을 늘린다.
또 사용자가 자주 적용하는 세탁 옵션을 세탁기가 기억했다가 상황에 맞는 세탁 옵션을 스스로 추천한다. 사용자가 불림 세탁을 선택하거나 헹굼 횟수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으면 세탁기가 이런 기능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식이다.
아울러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 러닝' 기술인 '딥씽큐(DeepThinQ™)'도 탑재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의 사용 패턴과 주변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사용자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기기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인공지능 디오스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각종 센서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 제품이 설치된 장소의 온도·습도 등을 파악한다.
도어를 거의 열지 않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운전을 하고, 한여름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최고 단계인 '파워 모드'로 가동한다.
LG전자가 선보인 인공지능 탑재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플러스 신제품은 장애물을 스스로 판단해 더 꼼꼼하게 청소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소비자를 이해하는 가전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 '빅스비' 냉장고에 처음 도입
삼성전자의 무기는 새 전략폰 갤럭시S8에 탑재한 AI 가상비서 '빅스비'다. 빅스비로 삼성의 모든 기기를 연결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끄는 이인종 개발1실장(부사장)은 "빅스비를 모든 삼성 기기에 점차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간단한 회로, 인터넷 연결을 갖춘 기기라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빅스비와 연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어컨이나 TV의 기능을 빅스비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전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신제품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그 예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기존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가 탑재돼 있지만, 상반기 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빅스비로 통합된다.
AI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2000억원, 2025년 11조원, 2030년 2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가 AI 제품군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출시되는 많은 프리미엄 가전들이 스마트홈 허브와 연결돼 출시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