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에코, 美 비지오 인수도 무산되나...자본유출 규제가 발목

2017-03-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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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재경일보 "러에코 미국 TV업체 인수 무산 가능성 커져"

중국 외화유출 우려에 해외 M&A 제동, 완다 딕 클라크 인수도 물거품

중국 당국의 자본규제가 강화되면서 러에코의 미국 비지오 인수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제일재경일보가 28일 보도했다. [사진= 러에코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 규제의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 중국 러에코(LeEco)의 미국 TV제조업체 비지오(Vizio) 인수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一報)는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북미 TV 시장 진출의 신호탄으로 주목을 받았던 러에코의 20억 달러(약 2조2266억원) 비지오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28일 보도했다.
미국 대표 TV 제조업체인 비지오는 연간 판매량 800만대, 스마트 TV 보유량은 1700만대 이상으로 북미 시장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 러에코가 비지오 인수와 본격적인 북미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러에코와 비지오는 지난해 4분기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7년 새해가 밝고 1분기 막바지에 온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러에코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제일재경일보는 중국 당국의 외환유출 규제 강화와 러에코의 자금난 등이 거래 무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달러 강세로 인한 위안화 절하, 중국 경기 둔화, 무분별한 해외투자 등으로 외화유출에 속도가 붙자 최근 규제 강화로 이를 방어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3조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도 이러한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차이나머니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제동이 걸렸다. 차이나머니의 공격적인 해외 M&A가 자본 유출을 조장한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기업 M&A 규모는 2250억 달러(약 250조515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 격),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이 맹목적인 M&A 흐름을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최근 무서운 먹성을 보였던 중국 완다그룹의 해외 M&A 시도가 좌초됐다. 완다는 골드글로브, 빌보드 뮤직 시상식 등을 주관하는 미국 유명 TV프로그램 제작사 딕 클라크를 10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 돌연 취소됐다. 시장은 중국 당국의 자본규제 강화로 인수액 전달이 어려워진 것을 계약 무산의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러에코의 경영 악화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하고 스마트TV, 스마트폰,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로 문어발 확장에 나섰던 러에코는 결국 '자금난'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특히 전기차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과도한 자금 수요가 러에코 경영에 타격을 줬다. 이에 따라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 최근 전기차 사업 경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러에코는 지난 1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룽촹차이나(融創中國)에게서 168억 위안(약 2조7211억원)을 긴급 수혈받아 일단 숨을 돌린 상태다. 룽촹차이나는 이번 투자로 러에코의 동영상, TV사업 관련 지분을 확보했지만 전기차는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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