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각계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협의회는 2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는 호남의 토착기업으로 고급 기술력과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춘 대기업으로서 지역경제와 고용의 큰 축을 형성해 왔다"며 "토착기업이라는 국민적 정서와 지역민의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는 해외매각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중국 업체가 선정된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채권단과 정부 당국은 매각 절차에 있어 절대적인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알짜 유망 대기업인 금호타이어를 해외에 매각하지 않고 고용을 보장하고 지역경제도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채권단이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하며 정부와 정치권도 매각 절차의 관리감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에 광주, 곡성, 평택 등 3개 공장이 있다. 광주, 곡성공장 총 직원은 3800여명이다. 협력업체는 모두 280여개로 1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고, 이 가운데 60여개사가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 컨소시엄 간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됐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채권단 내부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서 광주시의회와 광주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등 광주지역 정치, 경제계,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매각 반대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매각될 처지에 있다는 지금의 현실에 147만 광주시민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면, 광주의 산업 기반은 위태로워지고 광주·곡성 공장에 근무하는 임직원은 고용불안에 시달릴 것이며 협력업체의 피해와 함께 지역 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광주 경영자총협회도 15일 성명을 내고 "수십 년간 어렵게 쌓아온 국내 타이어산업의 첨단기술이 중국에 유출되고 국내 타이어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매각될 경우 그간 노사관계가 불안했던 광주, 곡성공장보다는 중국 현지에 투자 등 관심을 더 가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들도 가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