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울산', 수출 1위 도시 옛말···총체적 난국

2017-03-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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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줄고 수입 감소···'불황형 흑자' 지속

주력산업 부진 수출 감소···전문가들, 울산 경제 '나쁨'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모습 [사진=울산시 제공]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수출 1위 도시 울산의 명성은 무너진 것인가."

울산광역시 경제의 주축인 조선산업은 2011년까지 세계 1위를 지켜오며 그 명성을 드높였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와 물동량 감소로 글로벌 수주절벽이 심화되며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울산의 수출액은 2011년 1014억 달러로 사상 처음 1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12년 972억 달러, 2013년 915억 달러, 2014년 924억 달러, 2015년 730억 달러 등 끊임없이 하락세를 보여 왔으며, 감소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별 순위도 내려앉았다. 해마다 1~2위를 번갈아가며 기록하던 수출액 순위는 지난해 한 단계 더 떨어져 3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액도 함께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수출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수입까지 동반 추락하면서 얻어낸 흑자인 셈이다.

결국 산업수도 울산의 경제 건강은 '나쁨'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현대차 영업이익 18.3% ↓, 현대중공업 지난해 영업실적 20.2% ↓

29일 시 등에 따르면 울산의 수출은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다. 실업률도 증가하며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세계 경쟁력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의 주력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자동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종료, 지난해 하반기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및 세계경제 침체 여파와 내수 및 수출 감소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5조 1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485만 7933대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조선해양 부문은 조선 및 해양플랜트 수주 급감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저가수주 물량 해소로 영업이익은 흑자 성공했지만, 극심한 수주절벽으로 구조조정 실시 중에 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매출 19조 5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감소했다. 울산의 지난해 수출은 65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5% 감소해 2009년(금융위기, 608억 달러)에 이어 7년 만에 600억 달러대로 추락했다.

시 관계자는 "조선해양기자재기업 경영안정자금 등 종합적인 지원(올해 총 200억)을 할 계획"이며 "조선업 보완 먹거리산업을 육성하고 조선해양산업 고도화전략 및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위기 극복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심리 위축 '심각'··· 어음부도율 높고 신용구조 무너져

기업들이 바라보는 경기 또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2월 울산지역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기준치인 100을 한참 밑돌았다. 이 같은 현상은 2월 한 달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조업 BSI가 100을 넘어선 경우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경제 인식은 최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소비심리 위축도 심각한 상황이다. 올 2월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89.1이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불황은 시민의 지갑을 닫게 했다. 경기 악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울산지역 어음부도율 역시 전달 대비 소폭상승에 그쳐 여전히 먹구름이 지속되고 있다. 어음부도율이 높다는 의미는 그만큼 경제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그 사회의 신용구조가 무너졌다는 뜻이다.

신용구조가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관계자는 "주택시장 비수기인 1월 울산지역 주택거래량이 감소하고,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가계대출 둔화로 보기에는 다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경제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단기적인 급락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저하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지속가능하고 잠재성장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운용과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울산 인구 순유출 1만명··· 직업·교육환경 등 부족으로 떠나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울산 지역의 인구 이동 역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1만명의 순유출을 보였다. 지난해는 지역산업 침체영향으로 인구가 4000명 감소했다.

특히 울산의 경우는 순유입이 지난해 대비 감소해 동남권 지역의 순유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지역의 일자리 수의 양적 감소와 고용절벽 현상 및 일자리의 질적 저하에 따른 시민 생계 불안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울산 지역에서 다른 지역의 인구 이동의 주된 사유로 직업과 주택, 교육환경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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