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조조정] 시중은행 "출자전환 실보다 득"…사채권자가 '변수'

2017-03-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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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정부와 사전 논의 충분히 거쳐"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변수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정부와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발표한 '자율적 구조조정' 추진 방안의 성공 여부는 사채권자의 합의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적 구조조정에 따른 채무조정과 관련해 국책·시중은행은 사전에 조율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23일 한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앞서 금융위원회가 채권은행의 (기업)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설득과 논의가 오갔다"며 "충당금 적립은 은행마다 다르겠지만 감내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은행별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2000억~8000억원대로 다양해 부담의 정도가 다를 것이란 설명이다.

자율적 구조조정의 핵심은 '이해관계자 간 손실 분담'이다. 대우조선 회사채·기업어음(CP) 약 1조5000억원의 50%, 시중은행 무담보채권 약 7000억원의 80%,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무담보채권 약 1조6000억원을 각각 출자전환한다. 나머지 채권은 3년 또는 5년 만기 연장 후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도 지원한다. 대우조선이 현재 5조3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자구노력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대 부족자금은 5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은행권은 출자전환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이다. 이 관계자는 "무담보채권은 결국 신용대출의 개념이다"며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신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변수는 대우조선의 주식거래 재개 여부지만, 이번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면 연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당초 이달 중으로 목표했던 대우조선 재상장은 오는 9월 이후 가시화될 전망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출자전환 금액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이익이 나는 것"이라며 "정부와 이미 합의가 끝난 내용이다"고 일축했다.

다만 사채권자의 의사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 달 14일부터 만기별로 5번에 걸쳐 열릴 예정인 사채권자 집회는 채권액 기준으로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 이 중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채권자의 섭섭함을 달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 출자전환 비율을 결정했다"며 "(출자전환) 가격은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을 우려해 미리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조선 사채권자 구성을 보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인 7000억원을 차지한다. 은행과 금융투자업계는 3600억원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대우조선은 기업어음을 포함한 사채권자들의 개별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이 회장은 "쉽지 않은 의사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이 출자전환 및 선수금환급보증(RG)에 기꺼이 참여해줘서 감사하다"며 "출자전환 후 현금화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주식거래 재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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