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대륙의 SUV' 켄보 600 시승기

2017-03-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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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보 600 외관. [사진제공=중한자동차]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켄보(KENBO) 600은 공식 수입사가 최초로 국내 시장에 선보인 중국산 SUV다. 일부 차종이 병행 수입 형태로 국내 시장의 문을 노크한 사례는 있었지만, 공식 경로를 통해 중국산 승용 제품이 한국에 소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베이치인샹(北汽銀翔·북기은상)유한공사의 국내 독점 수입사인 중한자동차가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켄보 600의 돌풍이 무섭다.

켄보 600이 2월 한 달에만 73대를 등록하면서 전체 중국산 등록차량 증가분의 41.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이 심화되는 가운데서 얻은 성과여서 더 값지다는 평가다.

압도적인 가성비와 나쁘지 않은 품질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켄보 600을 직접 타봤다.
 

켄보 600을 타고 주행 중인 모습. [사진=박은주 기자]

 

◆ 초반 가속·소음 아쉬워

먼저 인천 중한자동차 본사를 출발해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까지 왕복 70㎞ 구간을 달렸다.

시동을 켜고 처음 도로로 나설 때까지 차가 잘 안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켄보 600은 10~30㎞이 ‘마의 구간’이다. 순간 가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복잡한 도로 사정으로 끼어들기가 잦은 국내 시내주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신호에 걸린 상태에서 출발과 동시에 차선 변경을 하려고 가속페달에 힘을 줬더니 차가 확 튀어나가면서 앞차와의 간격이 순식간에 좁아졌다.

또 다른 차량에 비해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아야 속도가 올라갔다. 하루 정도 켄보 600을 운전하다가 다른 차량은 몰아봤더니 같은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RPM이 훌쩍 3000을 넘어섰다.

인천대교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속도는 금세 100㎞를 찍었다. 1.5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켄보 600의 최고출력은 147마력, 최대토크는 21.9kg·m다.

속도를 올릴 때도 가속페달을 한 번에 깊게 밟는 것 보다는 두세 번 뗐다가 밟아주는 것이 가속도가 빨랐다. 터보 엔진의 터보 랙과 함께 무단변속기(CVT)의 초기 반응이 겹쳐진 결과로 보인다.

우합류도로로 진입하면서 부득이하게 차선을 이탈했더니 경보음이 울렸다. 켄보 600은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외에도 차량 자세 제어장치,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등이 적용돼 안전을 확보했다. 크루즈 기능, 스마트폰 미러링, 후방카메라 등 국내 자동차에 있는 웬만한 옵션들은 다 갖췄다.

켄보 600은 주변에 차량이나 물체가 가까이 가다오면 빠르게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뿐만 아니라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기어 레버를 D(드라이브)에 놓아도 차가 출발하지 않는다.

다만 각종 안전장치에 대한 경보음들이 다소 과할 정도로 크고 민감하다는 게 단점이다.

연비는 신차치곤 좋지 않은 편이다. 켄보의 국내 공인 연비는 9.7km/ℓ(복합 기준)이며,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는 각 9.2km/ℓ와 10.6km/ℓ다.

문제는 소음이다. 가솔린임에도 디젤자동차 같은 소음과 진동이 전달됐다. 요란한 소리에 계기판을 봤더니 시속 80㎞에 2000대 RPM이었다.
 

켄보 600 내부[사진=박은주 기자]


◆ 넉넉한 실내공간 장점…디자인·안정성 ‘굿’

켄보 600의 디자인은 깔끔한 편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익숙한 깔끔함이라고 볼 수 있다. 외제차 등 다른 자동차의 좋은 디자인들만 따다가 잘 조합한 모습이다.

실내 공간도 마찬가지다. 쉐보레와 인피니티,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모델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도색이나 마감 품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체적으로 ‘중국산=싸구려’라는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다.

켄보 600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실내공간이다. 투싼, 코란도 C 등과 같은 콤팩트 SUV보다는 크고 싼타페보다는 작은 느낌이었다.

특히 넉넉한 2열 공간은 키가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이 닿지 않을 정도였다. 2열 리클라이닝 기능을 통해 시트 각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트렁크 공간도 넓었다. 2열 시트를 사용할 때에도 1063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으로 골프백을 4개를 적재할 수 있으며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2738L의 적재 공간이 생긴다. 켄보 600은 길이 4695mm, 너비 1840mm, 높이 1685mm, 휠베이스는 2700mm를 자랑한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은 안전성일 것이다. 더군다나 켄보 600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다.

켄보 600은 초고장력강판을 60% 이상 사용했다. 덕분에 중국자동차안전도평가의 충돌시험평가에서 총 54.8점으로 별 다섯 개의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는 중국 내 판매되고 있는 한국 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게 중한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타이어도 중국산이 아니라 국산 금호타이어를 사용했다.

전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이용하기에 크게 부족함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켄보 600은 QM6보다 큰 중형 SUV지만, 가격은 소형 SUV 수준인 1999만원~2099만원에 불과하다. 국내의 동급 차량보다 500~700만원가량 싸다.

한국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신분과 부를 상징하기도 한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에게 있어 중국산 자동차는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켄보 600은 충분히 선택 가능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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