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6시간2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14시간이 걸렸고, 이후 자정 직전에 시작된 조서 열람에만 약 7시간20분이 소요됐다.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 조서 중 검찰 측에 여러 곳의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문조서에 서명날인을 하고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조사에서도 자신이 받는 모든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적극 방어권을 행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간 대국민 담화나 헌법재판소에 낸 의견서 등에서도 "최순실씨가 사익을 챙기는 것을 몰랐고, 정치를 하는 동안 한 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1시간 동안 한웅재 형사8부장(47·사법연수원 28기)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한 부장검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어 오후 8시40분께 이원석 특수1부장(48·27기)이 투입됐다. 이 부장검사는 '최순실-박 전 대통령-삼성'으로 이어지는 뇌물혐의 연결고리 등을 파헤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서를 열람·검토할 때 입회 변호인의 도움을 얻어 자신의 답변 내용 가운데 여러 곳이 실제 발언과 취지가 다르게 적혔다며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측은 대통령의 도장을 찍어 고침 표시를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반영했다.
수사팀 측은 박 전 대통령이 기존 입장대로 "대기업에 재단 출연금을 내 달라고 강요한 사실이 없다", "재단 설립은 사익 추구와 무관하다", "대기업으로부터 어떤 청탁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귀가 후 곧바로 진술 내용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