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허가된 남해 EEZ 내 모래 채취 물량은 지난해 채취량인 1167만㎥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공사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대체 골재원이 없는 상황에 향후 국내 동남권지역의 모래 가격 상승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요구로 지난달 정부는 남해 EEZ 내 모래 650만㎥ 추가 채취를 허가했다.
건설업계는 바닷모래 채취가 산란장을 훼손하고 어장을 파괴한다는 어민들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남해EEZ 모래채취에 따른 수산자원의 감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어민들의 주장과 같이 바닷모래 채취가 수산자원 감소의 주범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모래 수급부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늘어난 공사물량으로 인해 모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래채취가 전년도 수준에 못미치는 경우 가격이 폭등할 것이고,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되는 봄철에 건설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일시에 많은 양의 모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남권 최근 2년간의 주택 인허가 실적을 보면 2014년도 7만9000 가구와 비교해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5.4%(9만1000가구), 44.2%(11만4000가구) 급증했고, 착공 실적은 2014년도 8만8000가구에서 2016년도 10만5000가구로 20%가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6일부터 남해 EEZ 모래채취 중단으로 동남권의 모래 가격이 1만3000~1만8000원/㎥에서 2만5000~3만2000원/㎥으로 거의 두 배까지 폭등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늘어난 비용 부담을 건설업계는 분양가에 포함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공공부문은 국민 세금이 늘고, 민간부문은 주택 가격이 상승해 모두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래 수급 감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해 EEZ 모래채취를 전년도 수준으로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대체 골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골재 수급을 위해 1년짜리 공급계획 대신 최소 2~3년 단위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