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상해 우전(烏鎭)과 사랑에 빠지다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이탈리아에 베네치아가 있다면, 중국에는 우전(烏鎭)이 있다” 중국 내에서 가장 로맨틱한 야경을 자랑하는 우전은 국제적 금융도시 상하이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우전은 중국 강남(양자강 남쪽)의 6대 운하도시인 주장(周庄), 둥리(同里), 주자자오(朱家角), 시탕(西塘), 난쉰(南浔), 우전 중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이름을 떨친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전처럼 짙은 문화와 역사적 분위기를 풍기는 동네는 드물다.

물 위에 드러누운 아담한 다리와 고풍스러운 건물의 물가, 검은 지붕을 한 배와 들려오는 글읽는 소리가 모여 우전의 모습을 만든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가진 우전은 두터운 인문 경관과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생활양식으로 그 만의 소박한 매력을 자랑한다. 옛날 우전의 벽에는 모두 검정 페인트를 칠해 동네 이름을 우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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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전, 고풍스럽고 소박한 수상도시
 

중국 내에서 가장 로맨틱한 야경을 자랑하는 우전은 국제적 금융도시 상하이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사진은 우전의 저녁풍경.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상해, 소주, 항주에 비해 그 유명세는 떨어지지만 한 번 보면 빠져드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묘한 끌림과 마성의 매력을 지닌 운하도시 우전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전의 낮 풍경은 한없이 한가롭다. 조용한 풍경 속에서 가끔씩 삐그덕삐그덕 뱃사공이 젓는 노에 박자를 맞추어 몸을 뒤뚱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배가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

사서에 의하면 7000년 전에 이곳에는 인류가 살았고 1000여년 전에 동네가 형성됐다고 한다. 그 뒤로 유능한 장인들이 이곳에 모여 건물을 짓고 정원을 꾸며 오늘날의 규모를 형성했다.

우전이 다른 수상동네와 다른 점은 물가의 건물이 물 위에 지어져 이름 그대로 수각(水閣)을 형성하고 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명실공히 물을 베개 삼는 것이다.

창가에 가만히 턱을 괴고 앉아 있자면, 스스륵 눈이 감길 정도로 여유로운 한가로움 그 자체다. 그러나 밤이 되면, 우전은 한낮의 여유로움은 뒤로 한 채,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다.

고즈넉한 낮의 풍경은 밤이 되면서 형형색색의 조명을 뽐내고, 물에 비친 그 모습은 상하이 마천루의 화려한 야경과는 사뭇 다른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전의 낮 풍경(사진)은 한없이 한가롭다. 조용한 풍경 속에서 가끔씩 뱃사공이 노 젓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우전은 최근 아름답고 조용한 야경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황홀한 야경을 병풍처럼 눈앞에 펼쳐놓고 고풍스런 전통가옥 테라스에서 즐기는 차 한잔에 우전의 밤은 깊어만 간다.

◆우전의 명물, 수각··· 문호 마오둔의 옛집 등

수각은 우전의 대표 명물이라 할수 있다. 수각이 있기에 우전은 물과 더욱 가까워지고 경치가 더욱 매력적이다. 또 우전의 기질이 더욱 우아하고 우전의 역사가 더 부드러워진다.

넓은 수면의 강물이 동네 중앙을 흘러지나면서 우전을 강동과 강서로 나누어 놓는다. 오늘날 원초적인 수상 동네의 모습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쪽은 관광지로 정해지고 서쪽은 레저휴가구역으로 정해졌다.

동네를 얼기설기 가로지르는 물 위에는 당연히 다리도 많다. 과거 우전에는 다리가 120여개나 있었는데 오늘날까지 남아 내려오는 다리는 30여개다.

우전의 다리는 보는 사람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준다.

우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통제교(通濟橋)와 인제교(仁濟橋)가 하나로 어우져 다리안에 다리를 품은 교리교(橋里橋)이다.

아치형으로 쌓여진 높은 이 두 다리에 올라서면 모두 교각을 통해 상대편 다리가 한눈에 보여 우물 속에 비낀 달을 연상케 한다.

강동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중국의 대 문호 마오둔(茅盾)의 옛집이다. 마오둔이 소년시절을 보낸 이 옛집은 심플한 목조건물이지만 마오둔 가문의 우아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옛집의 동쪽에 위치한 입지서원(立志書院)은 오늘날 마오둔기념관으로 사용된다. 서원의 문 앞 물가에는 당시 정보전파지 역할을 한 문창각(文昌閣)이 있다.

그 밖에 무대와 천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 소명서옥(昭明書屋)이 아름다운 수상동네의 경치와 어울려 살아 숨쉬고 있다.

강남백상관(百床館)은 강남 특유의 침대를 소장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넓은 면적에는 강남에서 만들어져 강남에서 사용된 시대별 침대가 전시되었다.

그 밖에 강남민속관은 밀랍상과 사진을 통해 우전의 예의범절, 혼인풍속, 계절별 축제 등 다양한 내용을 펼쳐보고 강남목각전시관은 다양한 목조각물을 모아놨다.

대들보와 창틀에 다양한 인물과 짐승을 생동하게 새겨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목조각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4m 길이의 대들보에 새긴 곽자의(郭子儀) 축수패루다.

우전의 강동은 12개의 물길에 의해 여러 개의 섬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 섬 위에 정교한 명청시기 고건물과 1.8km 길이의 옛거리, 모양이 다른 다리 72개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가게와 민가는 아주 특별하다. 외관은 명청시기의 고건물인데 내부는 편리하고 앞서가는 현대화시설을 갖춘 레스토랑과 건강관 등 위락시설로 꾸며져 있다.

강동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정원은 영수거(靈水居)다. 수려하고 우아하며 소박한 건물과 아늑한 오솔길을 가진 정원이 심히 이쁜 이 건물은 우전 출신 명인들의 기념관으로 사용된다.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작업으로 물건을 제조하는 공장들이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간장을 만드는 집과 쇠가마를 만드는 집, 잠사를 짜는 집 등에서는 오래된 수작업과정을 볼 수도 있고 맛있는 먹거리와 쓸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다.

우전의 강동에서는 이 밖에 어젯날 우체국과 서원, 극장, 탑, 약방, 수상극장, 수상 장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볼 수 있다.

지방극과 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다방풍속, 그림자극, 장터, 잠사 뽑는 풍속을 비롯해 우전의 민족문화 또한 다채롭기 그지없다. 또 극장별로 다양한 무대가 펼쳐지고 다도를 중심으로 하는 다시(茶市)거리도 있다.

우전의 먹거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양고기찜이다. 우전 부근의 호수에서 나는 양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지방이 적으며 껍질이 엷은데 양고기와 무, 간장, 대추, 약주, 얼음사탕, 생강 등을 함께 삶으면 인삼보다도 좋은 건강식이 만들어진다.

그 밖에도 간장닭과 지리탕, 호두, 고유한 비법으로 빚은 술, 바삭바삭하고단 맛의 올케시누떡, 말린 두부, 쇠고기분 등은 멀리 해외에까지 명성이 자자한 우전의 먹거리들이다.

강(浙江, Zhejiangsu)성 동향(桐鄕, Tongxiang)시에 위치한 우전은 교통이 아주 편리하다.

동향 버스터미널에서 15분 간격으로 버스가 우전을 왕래하고 가흥(嘉興, Jiaxing)과 항주(杭州, Hangzhou), 상해(上海, Shanghai)에 모두 우전을 왕복하는 버스가 있다.

우전에는 대중교통으로 물길을 따라 우전을 오가는 선박버스가 있고 육지를 달리는 관광버스와 인력거가 있으며 동쪽과 서쪽을 오가는 무료 리무진도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