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미국 방문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중국과 독일 우호관계의 중요성과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유럽통합을 중국이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은 시 주석이 16일 메르켈 총리와 전화회담을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등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 것을 의식한 듯 '자유무역'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독일은 세계 주요 경제체이자 세계화의 강력한 지지자로 양국이 함께 개방된 글로벌 경제를 만들 책임이 있다"면서 "다자무역체제의 유효성과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 독일의 협력 강화가 양국 근본이익에 부합하며 중국과 유럽연합(EU) 관계 심화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는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지지하며 이번 회의를 통해 G20이 함께 어려움을 이기고 협력해 세계 경제와 경제 거버넌스에 명확하고 강력한, 긍적적인 신호를 보내길 기대한다는 말도 전했다. 중국이 유럽통합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도 중국과 독일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독일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독일 G20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지지에 고마움을 전하며 독일은 중국과의 긴밀한 고위층 회담을 통해 투자·경제무역·발전 등 에서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현지 언론은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키우고 시장의 문을 열면 경쟁력이 있는 독일 자동차 업체가 중국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르켈 총리는 1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난민, 나토 분담금 등 다양한 의제에서 날선 대립각을 세워 온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 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중요한 쟁점으로는 무역과 일자리, 나토 방위분담금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미국의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독일이 불공정하게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의 나토 방위분담금이 적다고 비난한 바 있다. 나토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 달하는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해 이를 지킨 국가는 28곳 회원국 중 그리스·폴란드·에스토니아·영국 뿐이다. 미국은 3% 이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