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밍(嚴明) ABC캐피털(아상그룹) 대표이사는 1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투자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장품 회사 상이번차오(相宜本草)의 공동 창업주로 현재는 ABC캐피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유기업과 외국계기업에서 근무했으며, 독자적으로 혹은 공동으로 창업도 해봤다. 때로는 기업가로, 때로는 투자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옌밍 대표이사가 1999년 상하이에 설립한 상이번차오는 중국에서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회사다. 바위돌꽃, 백작약 등 천연 소재를 함유해 유명하고, 지난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글로벌 1위 기업인 로레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투자 분야는 의료보건, 정보기술(IT), 식음료,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양하다. 옌밍 대표는 커리어 중 10년간 주로 영업, 마케팅,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해당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매출 2000만 위안(약 30억원) 이하의 작은 기업을 20억 위안(약 3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키우면서 축적한 제품개발, 시장마케팅, 경영 방면의 노하우를 업계 내 더 많은 성장성 있는 기업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업무를 수행하던 중 중국 내 저명한 투자회사인 ABC캐피털을 만나게 됐고, 자연스럽게 투자 쪽으로 전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중국 투자시장은 다원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분투자, 상장사의 제3자 배정 증자, 공모펀드, 사모펀드, 각종 신탁상품 및 채권 등 다양한 투자상품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엔 핀테크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100억 달러(약 11조3270억원) 이상 규모의 핀테크 업체도 대거 등장했다. 알리바바그룹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중국평안그룹 산하 핀테크업체 루팩스 등이 대표적이다.
옌밍 대표는 "중국 내 투자채널이 많아지면서 투자 리스크도 천차만별이 됐다”며 "투자자의 위험선호도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자산을 배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자본시장의 규범화·법제화를 추진하면서 제도 미비, 정보비대칭 등 중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 중국 자본시장은 점차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는 "앞으로 중국 자본시장은 대외적으로는 점차 개방될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내에 투자하기 좋은 분야로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와 패션 관련 산업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오락·헬스 산업 △의료 및 인공지능, 생명과학 등을 꼽았다.
옌밍 대표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 "안정되고 질서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기업들의 특징으로 개방화·글로벌화·그룹화를 꼽았다.
그룹화란 일부 기업이 대다수 업종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현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옌밍 대표는 "외교·정치적 문제가 투자한 기업 및 업종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사태가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빠르게 투자 방향 등을 조정해야 한다"며 "정치적 영향력이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택해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투자를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민생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며 "고정자산에 투자하는 금액이 적고 투자회수 기간이 빠른 기업들에 투자하면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옌밍 대표는 "한국 정부가 경제적으로는 적극적인 융합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화를 진행하며 사전에 기회와 리스크 균형을 잘 맞추고, 개인투자자들은 합리적인 분산투자로 투자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경영에 대해선 창업파트너들과 경영이념이나 가치관, 경영목표 등을 잘 조율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을 잘 경영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비슷한 협력 파트너를 만나 힘을 모으고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옌밍 대표는 최근 내면에 안정을 찾는 '불교학'과 '태극'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얻은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업무를 비롯한 실생활 속에서 접목시키려고 노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