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위대한 두 거장을 추모하다

2017-03-16 08:01
  • 글자크기 설정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오는 24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 실내악 콘서트’가 현대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두 작곡가 윤이상과 피에르 불레즈를 추모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이상은 동아시아 출신으로서 진정한 국제적 경력을 쌓은 첫 작곡가로 평가된다. 그는 아시아의 음악적 사고와 유럽 악기의 연주 기법을 결합해 동서양이 융합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을 찾아냈다. 그의 작품은 주빈 메타, 하인츠 훌리거, 베를린 필하모닉 등 여러 주요 음악가와 단체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윤이상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는 ‘협주적 단장(短章)’을 연주한다. 1976년 작곡된 이 곡은 8개의 악기를 위한 15분 길이의 화려한 앙상블 작품으로, 세 개의 악기 그룹이 조화와 대립, 독립 등 다양한 방식이 끊임없이 어우러진다.

이날 공연에서는 지난해 1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의 대표 작품도 선보인다. 피에르 불레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 정치가로서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전자와 음향음악을 연구하는 현대음악 연구소 이르캄(IRCAM)과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을 이끌었으며, 영국 BBC심포니, 미국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에서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 등을 지내며 세계 음악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연주할 불레즈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노타시옹’은 스트라빈스키와 베베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이다. 열 두 개의 짧은 피아노곡은 12음열을 기초로 하는 이 작품은 엄격한 규칙 안에서도 풍부한 표현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독일의 작곡가 요하네스 쇨호른은 불레즈의 ‘12개의 노타시옹’에 상상력과 다채로운 색채를 더한 ‘앙상블을 위한 12개의 노타시옹’으로 재탄생시켰다.

쇨호른은 원작을 단순히 편곡하는데 그치지 않고 불레즈의 열 두 곡에서 한 마디씩 따와서 결합시킨 ‘13번째’라는 작품을 추가했다. 작곡가의 재치가 느껴지는 이 곡은 이번 무대에서 서울시향이 아시아 초연한다.

후반부에는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자로서 성공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던 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두 작품들인 스트라빈스키의 ‘세 개의 일본 가곡’과 라벨의 ‘스테판 말라르메의 세 개의 시’를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번 공연의 지휘자인 파스칼 로페는 불레즈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 중 한 사람이었던 만큼 그의 해석이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