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4월 환율보고서 이슈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은 여전히 상승보다는 하락 압력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 114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3거래일의 상승이다. 다만 지난주 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중 1161.20원까지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차분한 분위기다.
어느 정도 예견된 금리 인상보다 추후 닥칠 대·내외 변수의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 제출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환율보고서 이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한번 고점을 확인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미국 실질성장에 소비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점진적인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며 "이번에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외환시장은 당일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최근 상대적으로 낮아진 엔화 가치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FOMC 이후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정책은 감지되지 않는다.
또 엔화보다 원화가 각종 대내외 변수에 더 취약한 만큼 일시적인 원화 강세 현상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진 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반면 파운드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불확실성 요인인 브렉시트가 가시화하면서 점차 방향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브렉시트 이후 런던 금융가를 얼마나 잘 지켜내는지, 스코틀랜드 독립을 막을 수 있는지 등이 새 변수로 떠올랐다.
영국정부가 제출한 '유럽연합(EU) 탈퇴법안'은 13일(현지시간) 의회가 원안 가결하면서 관련 절차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달 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면 EU와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된다.
앞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1.32달러대로 떨어졌던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1.2달러 아래로 추락하며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때마다 출렁였다. 파운드 가치는 단기 하락 후 회복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외환시장이 전반적인 약세(원화 강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의 약세 흐름 속에서 연내 저점을 다시 한번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