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남을 가진다.
살만 국왕의 아들이자 왕위 승계 서열 2위이며 국방장관이기도 한 모하메드 왕자는 사우디 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석유 위주인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비전 2030'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는 등 경제 부문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동에서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국으로 꼽혔던 사우디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에는 미국과 다소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이란이 예멘, 바레인, 레바논, 아라크, 시리아 등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사우디 안보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협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이민 행정명령에서도 이란을 입국금지국에 포함시키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사우디 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 외무장관인 아델 알 쥬베르는 지난달 트럼프 이란의 대한 입장이 정확히 이란에 대한 사우디의 입장과 일치하며 "트럼프 정부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제럴드 파이어스타인(Gerald Feierstein) 전 예멘주재 미 대사이자 중동연구소의 걸프 문제 센터 연구원은 양국간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갈등요소는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사우디를 비롯한 다른 중동 국가들에게 미국의 방위와 안보협력에 대한 대가로 방위비 부담을 더욱 늘리도록 요구할 수 있으며, 미국의 석유 국내생산을 더욱 늘리고자하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가 불만을 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감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발 원유 공급과잉은 유가하락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 인사들의 반무슬림 정서 등은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파이너스타인은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양국 관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지원국이며, 지난 2015년 9월부터 시리아 내전에 참여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사우디의 경우에는 무장반군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시리아를 두고 얽혀있는 외교관계 역시 양국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