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PP 가입 둘러싸고 의견분분

중국 주도 RCEP와 미국 빠진 TPP 참여국. [자료=연합뉴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칠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각료 회의에 참석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중국의 TPP 가입을 둘러싸고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도 TPP 가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TPP 가입이 아태국가와의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TPP 자체가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대다수 조항에 수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하오(鄭浩) 중국 국제문제 전문가는 13일 봉황TV를 통해 "중국의 TPP 각료회의 참석은 긍정적 신호를 내비친 것"이라며 "TPP 가입은 중국에게 이익이지 손해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일부 TPP 가입 조건과 관련해서는 재협상이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도 앞서 "중국에게 TPP는 전략적 기회"라며 "나머지 11개 TPP 회원국 입장에서는 중국 참여가 중요해졌고, 중국 입장에서도 TPP를 통해 전략적 돌파구의 기회를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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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제문제전문가 류화(劉華)도 13일 국영 CCTV를 통해  “TPP 회원국들은 중국의 가입을 지지한다면 TPP의 폐쇄적 성질을 중국을 비롯한 전체 아태지역 발전의 필요에 부합하도록 전면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제 문제 평론가 쉬리판(徐立凡)은 "미국이 빠진 TPP는 사실상 빈사 상태로, 껍데기만 남은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TPP에서 취할 건 하나도 없다"며 "중국은 이미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가 회원국도 상당부분 TPP와 중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시보도 14일자 사설에서 "중국의 TPP 가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멈추고 하루빨리 RCEP를 추진하는 게 중국의 현실적 이익에 더욱 부합한다"고 평론했다.

메이신위(梅新育)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은 14일 신경보를 통해 " 현재의 TPP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이 지금 TPP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탈퇴후 남은 TPP 11개 회원국은 오는 14~15일 칠레 중부의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에서 TPP 각료회의를 열고 미국이 없는 TPP의 새로운 프레임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TPP 비회원국인 중국과 한국도 초청됐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TPP 순회의장국인 칠레의 초청에 응해 라틴아메리카 사무특별대표인 인헝민 대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14∼15일 이틀간 칠레에서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의는 아태지역 협력을 위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지 TPP 회의는 아니다”라며 "TPP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TPP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주도의 TPP가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경제적 수단으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으로 간주해왔다. 이에 중국은 TPP의 대항마로 RCEP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를 탈퇴하면서 중국이 TPP에 가입해 미국 대신 주도권을 차지하지 않겠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