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반경 1.7 ㎞ 내 가까운 거리의 4개 대학이 서로의 교문을 활짝 열었다. 학생들이 소속 대학에 관계없이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마음에 드는 강의를 골라 듣고 학점도 딸 수 있다.
부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4개 대학인 국립 부경대학교 김영섭 총장과 사립인 경성대학교 송수건 총장, 동명대학교 오거돈 총장, 부산예술대학교 안원철 총장은 9일 오후 3시 부경대 내 부산행복연합기숙사 1층 회의실에서 '부산광역시 남구 소재 대학 간 상생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부경대-경성대-동명대-부산예술대는 1.7 ㎞ 내에 위치해 버스로 10분 안팎이면 닿을 수 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부경대의 수해양·공학·인문사회분야 △경성대의 인문·예술·상경분야 △동명대의 특성화·산학실용교육분야 △부산예술대의 예술특성화분야 등 각자의 강점을 주고받으면서 대학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이번 신학기부터 이들 대학 학생들은 부경대 안에 있는 부산행복연합기숙사를 공동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해 처음 생긴 이 기숙사엔 부산지역 18개 대학 학생들이 입주했는데, 부경대 등 남구 4개 대학 학생 수가 전체(1528명)의 88%(1343명)로 가장 많다.
서로의 수업을 개방하고 학점을 인정하는 등 학부생 교류도 추진한다. 물론 도서관과 실험 실습실 등 학내 시설물도 서로 이용할 수 있다. 이어 교양교육과정 공동 운영과 행복연합기숙사생 대상 비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공동운영,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사업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김영섭 총장은 "같은 지역에 있는 이웃사촌끼리 힘을 합쳐 대학들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을 잘 해결해가자. 가깝기 때문에 협력 프로그램의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 협력의 결실은 학생들에게 좋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건 총장은 "지금까지의 다른 교류와는 달리 이번 남구 4개 대학의 교류는 근접거리에서 서로 돕는 장점이 있다. 대학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날 것 같다"며 "서로 신뢰해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거돈 총장은 "남구엔 4개 대학을 비롯 유엔평화공원과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등 역사·문화시설들이 집중돼 있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 이 지역을 유엔평화공원을 중심으로 한 대학문화벨트로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안원철 총장은 "남구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가득한 도시다. 부경대·경성대 앞거리는 부산에서 가장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서 "우리 지역이 예술특성화도시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