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촛불집회 참여에 선을 그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소신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메이저리그인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간 3파전에 가려지면서 지지율 상승에 경고등이 켜진 데다, 범야권 지지층 대신 중도층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 3인방이 4일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열린 제19차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것과는 달리, 안 전 대표는 교육 등 민생 행보에 나서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안철수 지지율 ‘7%∼9%’ 박스권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 5주간 조사 결과를 보면,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지사가 대연정 이슈를 던지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서면서 포지션을 뺏긴 결과로 분석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지지율 하락에도 안 전 대표의 지지율 변동은 거의 없었다.
실제 ‘한국갤럽’의 2월 첫째 주(지난달 1~2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 3일 공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7%에 그쳤다. 문 전 대표가 32%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안 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각각 10%와 9%로 2∼3위를 기록했다.
2월 둘째 주(지난달 7~9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 10일 공표)에서도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7%에 불과했다. 1위는 문 전 대표로 29%를 기록했고 이어 안 지사 19%, 황 권한대행 11%, 이 시장 8% 순이었다. 안 지사가 10%포인트 상승하는 사이,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셈이다.
2월 셋째 주(지난달 14~16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 17일 공표)에서도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강세가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33%, 안 지사는 22%였다. 안 전 대표와 황 권한대행은 9%로 공동 3위를 차지했지만, 선두권과는 격차가 컸다. 이 시장은 7%로 4위였다.
2월 넷째 주(지난달 21일~23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6명, 24일 공표)에서는 문 전 대표가 32%, 안 지사는 21%로 중위권을 크게 따돌렸다. 안 전 대표는 황 권한대행, 이 시장과 함께 8%로 공동 3위였다.
◆안희정 지지율 하락에도 안철수 상승세 미미
가장 최근 조사인 3월 첫째 주(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 3일 공표) 조사에서는 문 전 대표가 34%로 1위를 기록했다.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에 휩싸인 안 지사는 15%로, 지난주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다. 안 지사가 6%포인트 하락하는 사이,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안 전 대표는 9%로 단독 3위를 차지했지만, 양강 구도를 공언한 문 전 대표와의 격차는 25%포인트였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를 기점으로 차기 대권 구도의 판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한다. 박 대통령이 탄핵되는 순간, 대선 구도가 ‘과거 세력 vs 미래 세력’ 구도로 전환되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제19차 박 대통령 퇴진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린 이날 부산 해운대구 문화복합센터를 방문해 학부모들과 교육간담회를 하고 “대통령이 되면 학제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학제 개편에 불을 지폈다.
그는 전날(3일) 촛불집회 참여와 관련해선 “정치인은 집회 참석을 하면 안 된다”며 “말로는 헌재 판결에 승복하겠다고 하고선 집회에 나가면 그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2월 넷째 주(21%)를 제외한 응답률은 20%로 동일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