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 = "내가 KT에 20년간 묻혀있던 기술을 일궈내서 기가지니를 만들었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기조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처음 개발할 때부터 내가 연구소에 자주 찾아가 직접 챙겼다"며 인공지능 TV '기가지니' 개발 과정의 비화를 공개했다.
황 회장은 "아마존의 에코나 구글홈보다 기가지니의 기능이 월등히 낫다고 보고 있다"며, "단지 영어를 갖다 붙이지 않아 글로벌화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의 기가지니 품질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택과 사무실에 기가지니를 각각 한 대씩 설치한 황 회장은 주로 TV를 시청할 때 기가지니를 애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에도 기가지니를 직접 들고 가 해외 이동통신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랑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기가지니 실물을 본 해외 이통사 CEO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황 회장은 "기가지니가 아직 영어가 안되다 보니 해외 이통사 CEO들에게 직접 시연은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KT의 기가지니가 수많은 업체로부터 협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던 황 회장은 "완성차 업체가 협업하기를 가장 원하고 있고 급해 한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회장은 "머신러닝 기술이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여러가지 기술이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데이터와 환경들이 글로벌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한번 붙어볼 만하다"고 AI 스피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 회장은 기가지니의 외국어 협업을 끌어내기 위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실리콘밸리로 날아가기도 했다.
황 회장은 "기가지니의 한국어 인식률은 최고"라며 "다른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고, 외국 언어에 대한 플랫폼처럼 연계시키면 글로벌 진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단지 한국어 학습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