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현대중공업이 27일 조선·비조선 부문을 분할해 6개 독립회사로 출범시키는 것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부문의 비효율을 정상화하고, 각자도생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업이 분리된 각 회사가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의 고도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현대중공업은 전했다.
또 회사 분할이 완료되면 존속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6개 회사 중 현물출자 방식인 그린에너지와 서비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각각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업분할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오는 4월 1일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은 전기전자 사업, 현대건설기계는 건설장비 사업,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사업 회사로 각각 새롭게 출범한다.
이날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업분할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주총은 회사와 노조 양측의 충돌이 오점으로 기록됐다. 이날 회사와 노조 측의 충돌로 경찰의 보호 하에 오전 11시40분께 표결로 안건을 통과시킬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노조는 이날 충돌에 대해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일방적 주총이었다”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노조 설득이 권오갑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과제로 남았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 분할 신설회사의 감사위원회 위원도 선임됐다.
분할 신설회사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가칭), 현대건설기계(가칭), 현대로보틱스(가칭)가 각각 김우찬 법무법인 동헌 대표변호사 등 3명, 손성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등 3명, 김영주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 3명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