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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3월 중순 전후를 시작으로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사 선임과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추진한다.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병건(56) 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다.
이병건 전 사장은 올해 초까지도 미국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으나, 돌연 지난 20일 임기 1년을 남기고 녹십자홀딩스 대표직을 내려놨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전 사장의 급작스런 사임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는데, 지난 24일 종근당홀딩스는 내달 17일 주주정기총회를 통해 이병건 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제약사 대표가 경쟁사로 단기간에 자리를 옮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3년간 종근당홀딩스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지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화학공학 박사 출신의 R&D 전문가로서 경영진에 상응하는 지위와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미약품도 이번 주총을 통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내달 1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임종훈(41)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임종훈 전무는 임성기 회장의 차남인 오너 2세다.
등기이사는 회사 경영 전반에 걸쳐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이사회에 참여할 권한을 갖게 되는 만큼, 오너 일가의 사내 이사 선임 여부는 중요한 변화다. 미국 벤틀리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임 전무는 현재 한미약품그룹의 의료기기 물류서비스회사인 ‘온타임솔루션’의 대표직도 수행하면서 경영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녹십자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너 3세인 허용준(44)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이번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될 것이 점쳐지고 있다. 녹십자는 내달 24일 주총을 열고 사내이사 선임 건 등을 다룰 예정인데, 아직까지 후보자는 미정상태다. 녹십자는 이미 오너 3세인 허은철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상태다.
이 외에도 이번 주총 시즌을 통해 현대약품 김영학 대표가 재선임이 결정됐고, 올해 1월 승진한 엄기안 휴온스 사장도 내달 17일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대웅제약 임원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주목받은 서울제약의 경우 내달 24일 주총을 통해 박종전 부회장, 이진호 부사장, 박재홍 부사장 등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이 다뤄진다. 이들은 모두 대웅제약 출신이며,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정호 사장도 대웅제약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