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여제'가 그리는 모차르트…자비네 마이어 세 번째 내한

2017-03-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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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마친 '클라리넷 여제' 자비넷 마이어가 관객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클라리넷 여제’ 자비네 마이어가 연주를 마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일부 관객은 기립 박수를 치기도 했다.

지난 2월 24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자비네 마이어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했다. 지휘봉을 잡은 건 대만의 떠오르는 신예 텅취 촹이다.
이번 공연은 최고의 현역 클라리네티스트 중 한 명인 마이어와 서울시향과의 세 번째 만남이다. 마이어는 지난 2008년과 2014년 공연과 마찬가지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K.622를 협연했다.

서곡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식 연주가 끝나자 큰 키를 갖고 있는 마이어가 경쾌한 걸음으로 무대로 걸어 들어왔다. 50대 후반인 그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연주가 시작되자 타오르는 듯 강렬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그와 클라리넷이 하나가 돼 어우러졌다. 마이어는 클라리넷 협주곡의 대명사라고 불리우는 이 곡을 흠잡을 데 없이 매우 유려하고 테크니컬하게 연주해냈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클라리넷의 소리는 평온한 호숫가 위를 노니는 백조들의 우아한 몸놀림을 연상케했다. 청중들은 클라리넷의 우아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자비네 마이어 [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리넷을 품고 태어난 ‘클라리넷 여제' 자비네 마이어

독일의 클라리넷 연주가 집안에서 태어나 ‘클라리넷을 품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마이어는 완벽한 음악적 환경에서 자랐다.어린 시절 피아노, 오르간,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를 거쳐 결국 ‘클라리넷’을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클라리넷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이 악기가 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걸 불현듯 느꼈다”고 최근 서울시향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이어는 1982년 '금녀의 구역'이었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입성한 첫 번째 여성으로도 유명하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에 의해 파격적으로 클라리넷 수석으로 발탁됐지만 9개월 만에 악단을 떠났다. 보수적인 남성 단원들의 성차별로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어는 “그건 절대 아니었다” 며 선을 그으며 “분명 내 탓은 아니었지만, 거기엔 수많은 문제들이 복합돼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후 오케스트라를 떠나 솔리스트로서 전향한 그는 클라리넷의 위상을 독주 악기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어는 실내악 활동에도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클라리네티스트인 오빠 볼프강 마이어과 남편 라이너 벨레와 함께 1983년 결성한 삼중주단 '트리오 디 클라로네'는 지금까지 500개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텅취 촹[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대만의 젊은 지휘자 텅취 촹

대만 출신의 떠오르는 신예 지휘자 텅취 촹(莊東傑·Tung Chieh Chuang)과 서울시향은 마이어와의 클라리넷 협주곡 이외에도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스트라빈스키 '불새' 1919년 버전 ,드뷔시 이후 프랑스 최고의 현대음악 작곡가로 꼽히는 메시앙의 '미소' 등을 연주했다.

텅취 촹은 지난 2015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 말코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주목할 만한 신성으로 급부상했다.

이날 공연을 봤던 한 관객은 텅취 창의 지휘에 대해 "젊은 지휘자 답지 않게 힘이 넘치고 실력이 좋았다"라는 평을 남겼다. 하지만 일부 관객은 “곡 해석이 너무 평이해 아쉬웠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비네 마이어(왼쪽)와 대만 출신의 젊은 지휘자 텅취 촹 [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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