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계속된 적자행진에도 김범석 쿠팡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적자의 계획'을 밝힌바 있다. 당장이라도 물류와 배송에 투자하지 않으면 흑자를 낼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의미다. 쿠팡은 앞으로도 적자를 낼지언정 기술·혁신에 집중하며 '제 2의 아마존'과 같은 길을 걷겠다는 심산이다.
26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매출 1조1337억5000만원을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5400억원의 영업손실을 함께 기록하며, 적자 규모 역시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연구원은 쿠팡이 지속 가능한 기간은 길어야 1~2년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유니콘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상상 속 동물처럼 희귀한 기업이라는 의미로, 쿠팡은 비상장사임에도 기술력·혁신성 등에서 높이 평가된 것이다.
지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은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신생 기업임에도, 혁신적인 경영사례나 매출 성장 속도 등을 따졌을 때 이커머스 업계 내 영향력을 가진 회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업계의 중론이다.
쿠팡은 이번 유니콘 기업 선정에 앞서 지난 해 6월 미국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매년 발표하는 ‘가장 스마트한 50대 기업'에 한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앞서 4월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김범석 쿠팡 대표를 기존 시장의 판을 흔드는 혁신적인 인물, 즉 글로벌 게임 체인저(Global Game Changer) 30인 중 한 명으로 뽑았다.
쿠팡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적자'라는 꼬리표에 쿠팡 측은 "아마존도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아마존에게 적자는 절망이 아닌 희망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994년 아마존이 창업한 이후 6년이 지난 2000년 매출은 28억달러, 한화로 약 3조2000억원 이었다. 반면 손실은 무려 -14억달러, 약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글로벌 투자기업의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은 "1년안에 아마존이 망할 것이다", "전통의 유통업계 룰을 깼지만 성공할 수 없는 모델이며, 곧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등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끊임없이 물류센터 건설과 직접배송 등에 투자하며 창업 8년만인 2002년 매출 39억달러(약 4조4000억원)과 함께 첫 흑자를 냈다. 아마존은 첫 흑자 이후에도 순이익을 거의 0에 수렴했고,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계속 투자를 이어갔다. 바로 '계획된 적자'였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와 배송인력에 투자하지 않으면 당장 흑자를 낼 수도 있지만, 그러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김범석 대표의 논리"라며 "아직 쿠팡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