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랑스 여성들 사이에서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린 르펜이 '여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이민 정책과 국수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대표인 르펜은 최근 '여성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전선을 25년간 연구해 온 프랑스 국립정치학교(씨앙스포)의 연구원인 농나 메이어 (Nonna Mayer)는 "여성들이 (이번 선거의) 열쇠다"라고 말하면서 "여성들은 최근 여성들이 자신의 직업과 안전을 이유로 르펜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르펜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17%로 남성의 20%에 비해 뒤졌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르펜은 현재 남녀 모두에게서 26%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성별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이같은 조사를 기반으로 할 때 1차 투표에서 르펜에게 표를 던지는 여성 유권자들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르펜은 여성 유권자을 향해 '보호'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 4일 르펜은 400만부의 잡지 스타일을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내용 속에는 프랑스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프랑스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홍보물 속에서 르펜은 남성의 세상 속에서 본인이 자매, 엄마, 변호사, 정치 지도자로써 거쳐온 정을 다루면서, 여성들을 억압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르펜이 21일 레바논을 방문한 자리에서 히잡을 쓰는 것을 거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취한 행동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르펜은 수니파 이슬람 지도자인 셰이크 압델 라티프 드리안과 만나지 못했지만, '여성'으로서의 메시지는 분명히 전한 셈이다.
르펜은 또 1년여 전에 독일에서 발생한 이민자들의 성추행 사건 이후로 반이민문제와 여성권리를 문제를 함께 묶어서 정치적 의제로 삼고 있다.
물론 여전히 여성 연대를 주장하는 르펜의 주장에 모든 여성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은 르펜의 과격한 정치적 입장과 발언이 오히려 여성들에게 위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도박업체에서는 르펜이 이길 확률이 34%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르펜의 '여성 후보' 전략이 어떤 효과를 내느냐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