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SF 영화에서처럼 로봇이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SK텔레콤은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과 외부 개발사 AI 연동 로봇, IBM의 AI '왓슨'이 연동된 AI 스피커 '누구' 등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SK텔레콤이 선보일 차세대 AI 로봇은 음성 인식 기술에 영상 인식 기술을 더한 탁상형 기기다. 기존 AI 기기와 달리 카메라와 화면이 장착된 헤드 부분이 큰 특징이다.
이용자가 이 기기를 음성으로 부르면 헤드 화면 부분이 이용자 방향으로 회전한 뒤 계속 이용자를 따라다닌다. 소셜봇(Social Bot)으로 헤드의 움직임, 화면 그래픽을 활용해 더 풍부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감성적 표현도 가능하다. 손 동작 인식 기능도 적용해 통화 중 손바닥을 내밀어 ‘그만’ 표시를 하는 것 만으로도 작동을 멈출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독자 개발한 '지능형 영상인식 솔루션'을 탑재해 얼굴 인지 기반의 개인화 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여름에 출시한 ‘누구’의 AI도 함께 업그레이드한다. SK텔레콤의 영상인식 솔루션은 영국정부 산하 국가기간시설보호센터(CPNI)로 부터 최고 레벨의 기술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내장형 기기 부문에서는 세계 두 번째 수상이다.
SK텔레콤은 유아용 토이봇 시제품도 선보인다. 직접 개발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집안 WiFi를 활용해 “엄마 보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부모와 통화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MWC에서 AI '누구'와 연동한 펫봇과 커머스봇 등 외부 개발사의 AI로봇 시제품 2종도 함께 선보이며 향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AI 로봇 컨셉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강아지를 닮은 펫봇인 IPL사의 ‘아이지니’는 '누구'와 연동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홈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퓨처로봇의 커머스봇 ‘퓨로 데스크’는 로봇에 POS 기능을 융합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용 로봇이다. 손님 접견과 안내가 가능하며 향후 AI가 접목될 경우 고객별∙상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누구'는 홈 IoT의 허브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SK텔레콤 전시관 스마트홈 코너를 방문하면 '누구'를 통해 IPTV, 공기청정기, 조명, 가스밸브 등 다양한 가전기기를 제어해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금까지 60여개 기업들과 제휴를 맺어 70여 개 이상의 스마트홈 연동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누구’와 연동한 가전 기기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AI의 핵심기술인 머신러닝을 통해 기기 사용 이력, 주거 생활 패턴 및 실내·외 다양한 정보를 종합 분석해 1대1 스마트홈 서비스를 스스로 제안하고 수행하는 지능형 스마트홈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시판중인 ‘누구’ 스피커와 IBM의 AI '왓슨' 기반의 SK주식회사 C&C ‘에이브릴’을 연동해 공개한다. 업그레이드된 '누구'는 대화, 라디오, 날씨, 상식 등 다양한 기능을 영어로 인식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What is the highest mountain in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이라고 물어보면 'Mount Everest(에베레스트산)'이라고 대답한다. SK텔레콤은 올해 중 ‘에이브릴’이 결합된 영어 대화 기능을 '누구'에 도입할 계획이다. 집안에 인공지능 영어 회화 선생님이 등장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SK주식회사 C&C와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누구’를 시작으로 음성인식과 AI가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가는 ‘AI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며, “공유·개방을 통해 AI 생태계 자체가 커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