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약 10년 만에 법인세(기업소득세)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하방 압력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감세 바람이 불고 있는 데 따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열릴 중국 제12차 전국인민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26차 회의에서는 기업소득세 수정안 초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기업소득세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제일재경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양즈융 사회과학원 재경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고정자산의 감가상각 조정, 세수관리 징수계약 다변화, 탈세 관리감독 강화 등 내용이 이번 기업소득세 수정안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젠원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 겸 중국개정세수법학연구회 회장은 기업소득세 조정을 통해 세율이 현재 25%에서 22%까지 인하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업소득세 수정안이 이르면 연내 심의를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교수는 "중국이 추진하는 공급측 개혁 과제 중 하나가 기업 비용 감축인데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가 법인세를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감세 열풍이 불고 있다"며 감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소득세 인하로 비용 부담이 낮아진 기업들이 건전한 발전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류 교수는 "기업소득세 인하로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의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동안 시진핑 지도부는 세금 비용감축을 위한 조치를 속속 내놓았다. 지난 해 5월에는 영업세와 부가가치세(증치세)를 통합하며 지난 한해 5000억 위안의 감세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은 이미 올해 주요 재정정책 과제의 초점도 세금 및 기업 비용부담 경감에 맞춰 7700억 위안까지 세수 부담을 줄인다는 게 목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뚜렷히 악화하면서 재계에서는 세금·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중국 식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쭝칭허우(宗慶後) 회장, 푸야오(福耀)유리의 차오더왕(曹德旺) 회장 등이 잇달아 중국이 세금을 인하해 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앞서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증시 상장사들의 총 납세액은 네 배 넘게 늘었다. 지난 해 상장사 이윤에서 세금 등 비용이 차지하는 세수부담률은 150%에 육박했다.
중국에서 기업소득세 세수는 부가가치세 다음으로 많은 2대 세수원이다. 기업소득세를 조정했던 지난 2008년 첫해 1조1175억 위안에 달했던 기업소득세 수입은 지난 해에는 두 배 이상인 2조8850억 위안(약 482조원)까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