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사망 20주기, 중국 환구시보 "없었으면 어쩔 뻔"

2017-02-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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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 논평으로 덩샤오핑 기려..."20세기 세계적인 지도자"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대규모 기념행사도 없어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19일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전 주석 사망 20주기를 맞아 그를 위대한 지도자로 칭송하는 논평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9일 "덩샤오핑이 없다는 상상만으로 식은 땀이 흐른다"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덩샤오핑 전 주석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정치인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의 평가가 높아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만약 덩샤오핑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중국이 사상해방과 개혁·개방을 통한 변화를 얻을 수 없었고 심지어 개혁·개방이 힘을 잃으면서 사분오열됐을 것"이라며 "덩샤오핑이 이끈 개혁·개방과 이를 통한 중국 사회의 변화는 일반적인 혁명의 의미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덩 전 주석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이 중국을 좌(左)편향에서 끌어내고 '경제발전'을 중국의 장기적인 핵심 과제로 자리잡게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환구시보는 "오늘날의 중국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과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 마르크스 주의, 서양의 일부 이론을 중국화(化)해 소화한 것처럼 중국은 실천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찾고 중국만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환구시보가 덩 전 주석을 칭송하는 논평을 게재하기는 했지만 중국 전반적으로는 조용했다는 평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덩샤오핑 사망 20주년을 맞이 했지만 중국이 로우키(low-key)로 일관했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기념행사도 없었고 관영언론도 과거에 비해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7년 10주기 때 덩샤오핑 문집에 발간되고 각종 행사가 줄 지어 열렸던 것과 대비를 이룬다. 중국 지도부도 별다른 추모사를 내놓지 않았다.

중국 유명 역사학자인 장리판(章立凡)은 덩 전 주석이 강조했던 정책 기조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추구하는 방향이 상당히 어긋난다는 점을 현 집권 당국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덩 전 주석은 대외적으로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를 강조했지만 최근 시진핑은 책임감있는 대국론을 주장하며 중국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정법학원 교수는 "시 주석은 전임자의 그늘에 가려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덩 전 주석은 중국 100년 대계를 세운 총설계자로 지난 1997년 2월 19일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직후인 1978년 유명한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을 제시하며 시장경제를 수용한 중국식 사회주의를 도입했다. 1992년 1월에는 남순강화(南巡講話)로 중국 개혁·개방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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