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2년간의 경력단절을 극복해 지난해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연구사로 재취업에 성공한 이경미(39)씨는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연구사는 대학에서 생물공학을 전공하고,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올라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공은 해양생물이다. 학위를 딴 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같은 대학 연구원으로 재직했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해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터지자 자녀의 안전을 위해 귀국하면서 경력이 단절됐다.
일을 그만 두고 귀국해 두 자녀의 육아에 전념하다보니 2년이 훌쩍 지나갔다. 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정도로 커서 연구직에 재취업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때 일본에서 같이 연구했던 선배의 추천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경력복귀 지원 사업을 알게 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대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이 연구사는 "복귀하고 몇 개월 동안은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과 ‘경력단절 되기 전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근무하면서 성과가 늘고 연구 욕심이 생겨 학회나 해외출장이 잦아지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일과 육아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WISET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해소했다. 경력 복귀 여성을 돕는 WISET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해소와 육아 노하우를 제공해 원활한 현장 적응을 돕는다.
이 연구사는 경력단절을 극복한 노하우에 대해 “해양수산연구사가 되기까지 몇 번의 실패를 겪었으며, 선배 연구사에게 연락해 취업 노하우를 얻고, 연구세미나에 참석해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서 어필하기도 했다"며 "국립수산과학원 정책위원으로도 참여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등 사전 준비가 임용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력복귀를 하는데 경력이나 나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경력을 이어나가려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하면서 "복귀하고 일과 가사 및 육아 모두를 너무 잘하려고 하면 쉽게 지치기 때문에 멀리 보고 조금은 내려놓은 마음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