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빅데이터, 대선 관통하는 키워드…뜨는 자와 지는 자 희비 뚜렷

2017-0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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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빅데이터’(big data)다. 글자 그대로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넘어 정형화된 대량의 데이터베이스와 비정형화된 데이터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분석기법이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빅데이터는 구글 등 포털 검색 트렌드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급량이다.

빅데이터의 위력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입증됐다. 정치권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구글 검색 트렌드 분석 추세는 정반대였다. 일반적인 전망에서 벗어난 ‘샤이 트럼프’ 계층을 잡아낸 것이다. 빅데이터에는 여론집단의 무의식이 반영돼 있다는 얘기다. 빅데이터가 여론조사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하지만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정형화된 빅데이터 분석 기법 모델이 부재한 데다,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도 정치판이 ‘계수 전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 빅데이터, 여론조사 선행지수

14일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꼽은 빅데이터의 핵심 특징은 여론조사의 ‘선행 지표’라는 점이다. 구글 검색 트렌드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 언급량은 일종의 ‘관심도’다.

언급량 등의 관심도가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이나 ‘적합도’ 등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관심도 없는 지지도 상승’은 불가능하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빅데이터의 선행지수 성격에 대해 포털 등의 검색 지수 등을 통해 무의식적인 유권자의 관심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부상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지지부진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구글 검색 트렌드(해당 기간 비교대상으로 입력한 검색어가 최대인 경우를 100으로 놓고 비교하는 상대적 수치·특정 값 자체는 의미 없음)를 분석한 결과, 빅데이터가 지지도 등의 선행지수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2월∼지난해 말까지 검색 트렌드 변화 없이 최저점을 이어간 안 지사의 경우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1월 하순께부터 급속히 상승했다가 지난 12일∼현재까지 자신의 최고치인 100을 찍었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직후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글 트렌드 언급량이 선행지수 역할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기 대선정국에 휩싸인 20대 국회. 대선 정국의 문이 열리면서 지지율 싸움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빅데이터가 여론조사 보완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뜨는 安과 안 뜨는 安…빅데이터 보니

보수진영의 구원투수로 언급되는 황 권한대행의 구글 트렌드는 박 대통령 탄핵 시점인 지난해 12월 4∼10일 최대치(100일)를 기록한 후 하락했다. 지난달 8∼14일 사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다가 이후 상승 국면을 탔다. 황 권한대행도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지지율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안 전 공동대표는 반 전 총장의 사퇴 전후로 큰 변화 없이 구글 검색 트렌드가 하향 곡선을 그렸고, 유 의원은 지난달 22∼28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의 큰 변화 없이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이 같은 결과는 빅데이터의 특징인 △여론조사에서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샤이층 포착’ △여론조사의 폐해로 지적된 설문 의도 변경 불가능 △여론의 실시간 파악 가능 등의 특징 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 대표는 “현재의 여론조사 샘플링은 민심의 구조를 반영하기 어려운 방식이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여야 정치권도 빅데이터를 도입할 것이다. 다만 분석모델 마련 등 해결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도 “빅데이터가 지나치게 포털 검색량 등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로 전환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반등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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