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었어도 뜨거운 포켓몬고 붐… "플레이 한 달 안돼 6㎏ 빠졌어요"

2017-02-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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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포켓몬고(GO)의 성지로 떠오른 보라매공원에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진=박은주 기자]


아주경제 박은주 기자 ="추운 날인데도 밖에 가면 저처럼 포켓몬 잡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북적 해요." 

최근 회사를 이직하기로 결정하고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이모(31세)씨는 오늘도 포켓몬을 잡기 위해 보라매 공원으로 간다. 보라매공원은 포켓몬고 게임의 배경인 만화 포켓몬스터의 대표 캐릭터 피카츄가 자주 출몰해 피카츄 명당으로 불리며 포켓몬 성지로 떠올랐다.
이씨는 주변에서도 인정하는 '포켓몬 좀비'다. 오전 11시, 그는 보조배터리와 장갑을 챙겨 포켓몬 사냥을 위해 집을 나선다. 주로 포켓스톱(포켓몬 볼 등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게임 속 특정 지점)이 있는 집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포켓스톱을 돌려 아이템을 채우면서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에는 포켓스톱과 포켓몬들이 몰려있는 보라매공원으로 간다. 시간과 체력을 아끼기 위해 반드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그리고 오후 4시까지 게임을 하다가 체력과 배터리 고갈로 일단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포켓스탑이 잡히는 카페로 가서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앉아 게임을 계속한다. 

이씨는 "회사 가기 전까지 할 것도 없고 심심했는데 마침 포켓몬고가 나와서 하다보니 살도 빠지고 일석이조"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는 "포켓몬 다이어트라는 말이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 플레이 한 달도 안돼 6㎏이 빠져 놀랐다"며 덧붙여 말했다.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한국에 정식 출시된지 한달이 다 돼간다. 요즘 길을 가다보면 이씨처럼 길에 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멍하니 서성이는 포켓몬 좀비가 흔하게 보인다. 

유저들이 말하는 포켓몬고의 가장 큰 강점은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포켓몬고를 즐기는 연령층은 주로 10~30대 등 젊은층이지만 최근에는 50대 이상 중장년층들까지 게임을 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포켓몬고의 열풍이 지속되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다른 국가에서는 출시 2주차부터 포켓몬고 이용자 수가 급감했지만, 한국 내 인기는 이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 인기가 식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게임의 콘텐츠 부족과 GPS 조작 어플리케이션(앱) 등이 꼽혔다.

현재 포켓몬고는 포켓몬을 잡아 수집하고 체육관을 점령하는 것 외에는 다른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다. 또한 GPS 조작 앱을 사용하는 유저가 방 안에 앉아 직접 찾아가는 유저들보다 손쉽게 희귀 몬스터를 잡거나 강화를 시키는 것 역시 게임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킨다.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는 이씨 역시 "포켓몬의 인기는 6개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포켓몬고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오는 3월로 예정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간 포켓몬 교환 가능 △유저간 포켓몬배틀 기능 △퀘스트 기능 △2세대 포켓몬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이용자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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