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맥주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주류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산 맥주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데다 경기 불황으로 회식이나 모임이 줄면서 매출액도 감소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업체 3사(하이트진로홀딩스, 롯데주류, 무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359억원으로 전년대비 5.2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29억원으로 전년대비 8.9%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8954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줄었다. 소주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맥주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주류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1488억원, 2조3695억원으로 전년대비 3.1%, 4.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28억원으로 전년대비 27.4%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무학의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전년대비 1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2775억원으로 전년대비 6.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레귤러 소주와 컬러시리즈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주요 판매 지역인 경남 울산 부산 등에서 하이트진로의 시장 확대로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의 판매가 부진한 주된 원인은 수입산 맥주의 판매 급증으로 분석된다. 수입 맥주에 대한 선택의 폭이 늘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수입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던 것. 실제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맥주 브랜드 종류만 600개에 달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국산 캔맥주와 페트병 맥주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2.2%, 6.4% 감소했으나 수입맥주 매출은 18.7% 늘었다. 맥주 매출 중 수입 맥주 비중은 39%로 2013년(32.2%), 2014년(34.4%) 보다 증가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전체 맥주 매출 가운데 수입맥주의 비중이 40%를 넘었다.
여기에 경기 불황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까지 겹치면서 회식 모임 등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주류 소비량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업소용 소주 판매 부진도 부추겼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주류코너를 둘러보면 수입산 맥주들로 꽉 차 있다"며 "편의점에만 100여종의 수입산 맥주들이 판매되고 있어 국내 주류업계의 최대 경계대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