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투자재 생산을 위한 한국의 업종별 수출 추이 [그래픽제공 = 산업연구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가 세계 무역의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중간재의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고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한 고품격 복합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12일 '한국 무역, 뉴노멀 시대의 도전과 대응' 보고서를 발표하고 "세계 무역이 뉴노멀 시대에 돌입했다"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뉴노멀이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으로, 금융위기 이후에 부상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말한다. △ 저성장 △ 저소비 △ 높은 실업률 △ 고위험 △ 규제 강화 △ 미 경제 역할 축소 등이 뉴노멀로 논의되고 있다. 대공황 이후 정부 역할 증대, 1980년대 이후 규제 완화, IT 기술 발달이 초래한 금융 혁신 등이 대표적인 노멀의 변화로 꼽힌다.
뉴노멀 시대에 들어 우리나라는 경기 둔화에 민감한 최종재의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중간재 수출의 증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산업의 수출 기여도가 크게 감소했고, 조선산업 역시 선박 수출이 정체를 보이면서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제조업의 서비스화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융위기 전후 서비스가 제조업에 비해 더 높은 수출증가율을 지속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전체 수출 증가에 대한 기여도는 제약됐다.
윤우진 KIET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세계 무역의 호황을 이끌었던 세계 수입수요 증가세는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다"면서 "우리나라 산업도 세계적인 투자 수요 위축에 영향을 받아 금융위기를 전후해 주요 업종의 세계 투자재 생산에 소요되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의 경우 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해 무역 확대에 기여할 것이나 생산의 자동화 등은 제조업의 국내 회귀를 촉진, 무역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산업은 단기적으로 해외수요에 의존하는 수출보다는 장기적으로 무역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 연구원은 "신산업은 물론 주력산업에서도 생산성과 활용성이 높은 소재·부품과 이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중간재의 생산과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완성재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한 고품격 복합상품의 개발과 수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중간재 산업 발전과 소비재 고급화에 대응하여 제품 차별화를 통한 수평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