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은행 가계대출 585억 늘어… 증가세 크게 꺾였다

[표=한국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모습이다. 1월 한 달간 은행 가계대출이 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의 규제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데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원으로 전월 말 대비 585억원 증가했다.

1월 증가 규모는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던 지난 2015~2016년 1월 평균(1조7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2014년 1월(-2조2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로, 특히나 월 증가폭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월(3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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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8000억원 늘어난 5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 역시 지난 2015~2016년 1월 평균(2조6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은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주택거래 둔화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1월 1만1000호에서 12월 9000호, 올해 1월 5000호로 꾸준히 감소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작년 9월 2.80%에서 12월 3.13%로 치솟았다.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잔액은 173조5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의 상여금 지급 등으로 상환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가계부채 급증세가 꺾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월 말 753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9조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159조4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은 594조4000억원으로 4조2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을 다시 취급한 영향으로, 중소기업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수요로 각각 대출이 늘었다.

은행 수신 잔액은 1451조7000억원으로 한 달새 20조1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의 자금인출 등으로 20조원 줄었다. 정기예금은 1조2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