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선 불출마, 마음의 변화 없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김무성 의원이 대선 불출마 철회 가능성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고문으로 창당 직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의원은 자신을 향해 거론되는 대선 재등판론과 관련해 8일 "현재로서는 제 마음의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그는 바른정당을 창당하기 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택하고, 바른정당 내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겪으며 김 의원이 재등판해 당내 경선 흥행몰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원인의 날' 행사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인이 국민 앞에 한 번 결단을 내려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과거의 발언을 번복해 다시 출마하겠다는 얘기는 저로서는 참으로 하기 어려운 얘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당사에는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 '김무성 고문님 대선 불출마 철회해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든 채 일렬로 서서 김 의원을 맞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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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승민 후보, 남경필 후보 다 훌륭한 후보지만 국민적 지지가 높았던 반 총장이 참여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불출마를 하게 되면서 사실상 참 큰 고민에 빠져있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런 결심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너무나 많은 곳에서 불출마를 번복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서 이것을 피하고 싶은 생각에 지난 주말, 사흘동안 전화기를 껐었는데 오늘 예기치못하게 이런 분들이 와서 당혹스럽기도 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추후 상황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고, 경선 흥행을 위한 복안을 묻자 "여러 방법을 구상하고 있지만 제가 거기 들어가서 흥행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어떻게 하면 가치 중심의 정치 정당과 연대해 집권할 수 있는지, 거기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보자 간 연대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선거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저도 이번 대선은 보수의 색깔만 가지고는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에 모든 선거는 연대 세력이 집권했다"고 말했다. 연대를 통한 공동정권 창출이야말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란 설명이다. 

새누리당도 그 연대의 범주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대통령 탈당 또는 출당 조치 ▲강성 친박(친박근혜)인사 용퇴 등, 과거 새누리당에 요구했던 조건들을 제시하며 "그런 조치를 해 주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설과 관련해 "자기가 역설적으로 맡은 큰 소명이 있는데 이걸 내팽개치고 대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적 리더십이 공백상태에 있는 상황인데 문제 해결에 전심전력을 다할 권한대행인 자가 대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 총리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