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외환보유액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결국 무너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7일 발표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의 3조105억1700만 달러 보다 123억1300만 달러가 줄어든 약 2조9982억 달러로 집계됐다.
사실 중국 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는 예고된 일이었다. 계속되는 달러 강세와 이에 따른 위안화 가치 절하, 빠르게 빠져나가는 외화, 그리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대대적인 환율 방어전을 벌여왔다. 이를 통해 절하 속도를 조절하고 충격도 줄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위안화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인민은행의 개입도 줄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1월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사수, 혹은 전달 대비 소폭 증가 전망도 나왔지만 중국의 외화유출 압력은 최근의 시장 변화를 넘어섰다.
중국 국내 전문가와 금융기관, 언론은 "3조 달러가 붕괴된다고 해도 두려워 할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 광의통화(M2)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로 추산할 때 중국에는 최소 2조1300억 달러~4조2500억 달러가 필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을 적용하면 2조6000억 달러가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3조 달러 붕괴는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고 트럼프 정부 등장 이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환율 시장도 여전히 불안하다. 중국 경기가 다소 안정되기는 했지만 경기하방 압력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외화유출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다시 환율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우려된다.
중국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교 중국·국제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외환보유액 3조 달러가 일단 붕괴되면 위안화 절하 지속 전망에 힘이 실리고 결국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