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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대세론이냐. 안희정 대안론이냐.”
19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친노(친노무현)’다. 촛불정국 전후로 대세론을 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직후 대안론으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공통분모도 ‘친노’다. 대선 과정에서 친노 적자 논쟁이 불가피한 셈이다.
또한 문 전 대표 측이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 등을 잇달아 영입하자, 안 지사 측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후원회장으로 깜짝 영입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중도 포기로 3파전으로 좁혀진 당 경선에서 이들은 2002년 이후 15년 만에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에 나서게 됐다.
◆친노 분화 태동, 2002년 부산팀-금강팀
여야와 정치전문가에 따르면 이들 분화의 뿌리는 2002년 대선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전 대표는 당시 ‘부산팀’ 좌장이었다. ‘부산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 부산에서 같이 활동한 변호사들이 주축이며, 이호철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핵심 멤버였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 등도 ‘부산팀’에 속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라기보다는 개인적 친분에 가까웠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금강팀’은 노 전 대표통과 동고동락한 ‘정치적 동지’ 관계다. 안 지사는 당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금강팀’ 실세였다. 이들은 참여정부 당시 ‘좌희정(안희정)-우광재(이광재)’로 불렸다. ‘금강팀의’ 원래 이름은 노 전 대통령의 베이스캠프인 ‘지방자치실무연구원 및 자치경영연구원’이다. 여의도 금강빌딩에 입주한 뒤 ‘금강팀’으로 통용됐다.
‘원조 친노’인 염동연 전 의원과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백원우·서갑원 전 의원, 이해찬 민주당 의원 등이 ‘금강팀’ 멤버였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부산팀’의 문 전 대표 등이 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한 반면, ‘금강팀’의 안 지사와 염 전 의원이 나라종금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정치적 고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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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에 휩싸인 20대 국회. 19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친노(친노무현)’다. 촛불정국 전후로 대세론을 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직후 대안론으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공통분모도 ‘친노’다. 대선 과정에서 친노 적자 논쟁이 불가피한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文 대세론 속 安 ‘보완재→대체재’ 격상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과 ‘안희정 대안론’의 맞짱 승부다. 애초 촛불정국 때까지만 하더라도 안 지사의 지지율은 3∼4%에 그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0%대 후반을 기록하며 문 전 대표를 위협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 불출마 이후 안 지사가 지지율 20%에 육박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문 전 대표의 ‘보완재’와 ‘불펜투수’에 그쳤던 안 지사가 ‘대체재’와 ‘선발투수’로 진화한 셈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문 전 대표로는 안 된다’는 흐름이 ‘안희정 대안론’을 만드는 힘”이라며 “거기에 반 전 총장의 불출마가 불쏘시개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그간 안 지사는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칵테일 행보’룰 보였다. 문 전 대표의 약점인 불안정성을 부각하기 위한 ‘중도보수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본격적인 경선 기간에 들어서면 중도노선과 진보노선의 충돌 딜레마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변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직후 민심의 흐름이 될 전망이다. 전 정치평론가는 “대연정 논쟁 속에서 안 지사의 발언을 문 전 대표가 받아치면서 일종의 ‘동일체급 효과’를 누렸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일주일간 촛불민심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1강 2중이냐, 2강 1중’이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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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가 5일 서울 강북구 꿈의숲 아트센터에서 열린 '2040과 함께하는 아이 키우기 브런치토크'에서 학부모와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