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조2600억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215조원. 중국인들이 일주일간의 춘제 연휴기간 중국에서 먹고 마시고 놀고 여행하고 쇼핑하는 데 쓴 돈이다. 이는 지난해 뉴질랜드 한해 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인들에게 춘제란 몇 달 치 월급을 쏟아부을 정도로 축제와 다름 없는 일년 중 최대 명절이다. 중국 경기 둔화 속에서도 춘제 때만큼은 중국인들의 지갑이 활짝 열리며 엄청난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매년 춘제 때마다 중국인의 소비에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드 우려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중국인 소비로 들썩였다. 사드 여파로 줄어든 중국인 ‘유커’(단체관광객)의 빈자리를 ‘싼커’(자유여행객)가 채운 덕분이다. 싼커들은 유커들이 북적이는 명동 대신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고, 유커들이 북적이는 시내 특급호텔 대신 조용한 부띠끄 호텔을 찾았다. 중국인의 새롭게 달라진 관광소비 행태에 관광 소매업계는 울고 웃었다.
이는 중국인 소비파워의 ‘빙산의 일각’일뿐이다. 중국 중산층의 부상과 소비 주도 경제구조 전환으로 중국의 소비력은 나날이 급증하고 세련돼지고 있다. 2016년 중국 GDP 성장에서 소비 기여도는 전년보다 15%P 늘어나 71%에 달했으며, 전체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4.6%까지 늘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은 전 세계 2대 소비품 시장이 됐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오는 2030년 중국 노동인구의 연간 소비규모가 6조7000억 달러(약 7600조원)로, 전세계 소비 시장의 1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1달러를 소비하면 12센트가 중국인의 지갑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세계 최대 소비 큰손을 이웃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앞으로 ‘12센트’를 어떻게 잡을지를 고민해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