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코스피·코스닥사 가운데 1월 한 달 동안 자기주식 취득 및 신탁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24개사로, 이 가운데 약 46%에 해당하는 11개사 주가가 발표 이후 떨어졌다.
이에 비해 24개사가 내놓은 자사주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대개 주가 상승 재료로 꼽힌다.
올해 들어 상장사가 밝힌 자사주 매입 및 신탁 연장 규모는 총 2조5272억원이다. 삼성전자가 9조원대 이익소각에 나섰고, 먼저 2조3256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규모를 키웠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상장사 10곳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이 가운데 4곳 주가가 빠졌다.
보령제약은 1월 4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 계약을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비해 주가는 공시 전날 5만9500원에서 이달 3일 5만1800원으로 12.94% 하락했다.
현대산업개발(-9.96%) 및 성창기업지주(-1.59%), 동일산업(-0.75%)도 주가가 뒷걸음질을 쳤다.
코스닥 상장사는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14개 기업 중 7개사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인 기업도 세 곳이나 됐다.
22억6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정원엔시스는 -19.62%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0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는 안국약품도 14.62% 내렸다. 이밖에도 풍강(-11.81%) 및 파이오링크(-3.2%), 코리아나(-3.03%)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SPC삼립 주가는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밝힌 후 11% 가까이 올랐다. 엔에스쇼핑도 6.67%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3.68% 뛰었다.
SPC삼립은 2016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엔에스쇼핑의 경우도 내수불황에도 불구, 홈쇼핑 업체의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주가 강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증권업계 평균 목표주가가 230만원에 이른다.
주가가 뛴 기업을 보면 공통적으로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를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해당공시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