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中 현지화‧수출시장 다변화 생존전략 새로 짠다

2017-02-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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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규제강화로 실적 하락세

현지화로 시판 간소화 추진

동남아 진출 생산거점 활용

중동‧유럽 등 신시장 개척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이정수 기자 = 중국의 한국 화장품기업에 대한 '보복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이 중국 현지화 전략과 수출지역 다변화 등 기업상황에 맞는 생존전략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15년 510억 달러(약 58조5000억원)를 웃도는 규모로 세계 2위의 시장으로 성장한데 이어 지난해엔 69조원 규모의 1위 시장으로 올라서는 등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과 근접한 우리나라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 잡아 왔다. 중국 시장 성장과 더불어 이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의존도 역시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그러나 최근 위생허가 지연, 수입 규제 등 현지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다양한 리스크 최소화와 기회 확보에 나섰다. 

그중 하나가 현지 생산시설 확충을 통한 현지화다. 중국 현지에서 제품을 만들면 시판에 필요한 중국 식품약품관리감독총국(CFDA) 허가 없이 지방정부 신고만으로 판매가 가능해 시판까지의 과정을 간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불화장품의 브랜드숍 잇츠스킨은 오는 6월 중국 후저우공장을 열고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전용 브랜드도 출시한다. 지난해 7월엔 중국 패션업체인 썬마그룹과 100억원을 들여 합작사인 썬마잇츠스킨을 만들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현지화 전략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중국 진출 이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두 회사는 현지 공장 확충까지 나선 상태다. 코스맥스는 지난달 상하이 제2공장을 추가, 현지에서 총 3곳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한국콜마는 내년까지 제2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시설 확충은 중국 시장 안착과 함께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인근 국가 진출 때 주력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라헨느홀딩스·제이준·닥터글로덤 등 중소 업체들은 중국이나 홍콩 현지 업체와 함께 화장품을 출시하는 현지화 방식으로 중국 시장 진입과 안착을 노리고 있다.

시장다변화로 또 다른 탈출구를 찾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했다. 그 선두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중동 최대 유통기업인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화장품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 중이다. 2020년에는 360억 달러(약 4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후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토니모리는 작년에 진출한 프랑스·스페인 등의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샤는 멕시코 등을 비롯한 중남미, 네이처리퍼블릭은 러시아 내 매장 증설을 각각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기업과 협력한 현지화는 중국 성공에 필수적인 전략이자 시장 성패에 중요한 요소”라며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적절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아직 한한령 등에 화장품 업계가 영향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중국 정부가 현지화 유도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에만 국한하지 않는 시장 다변화로 수출로를 넓혀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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