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키워드로 본 청소년 모의 유엔(MUN)의 모든 것

2017-02-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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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오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아마도 세련된 양복을 입고 국제 사회를 향해 자국의 입장을 당당하게 표명하는 대사일 것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유엔 위원회의 대사가 되어 국제적인 이슈를 토의하고 토론하는 모의 유엔(MUN: Model United Nations) 활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학생, 학교 혹은 단체의 주최로 20~30여 개의 모의 유엔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학생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고 좋은 경험을 쌓기 위해 많은 학생이 모의 유엔에 참가하고 있다.

그래서 모의 유엔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진행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세세하게 다뤄보겠다.

[이미지 제공=모의 유엔대회 MUN 101]


모의 유엔을 알기 위해서는 아래의 핵심 단어, 즉 키워드를 알고 가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10가지 단어를 살펴보자. 
 
모의 유엔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기초 10단어

1. 위원회
유엔은 다양한 위원회, 사무국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안전보장이사회(Security Council), 총회(General Assembly) 등은 위원회이다. 모의 유엔에서는 이 위원회를 선택하여 그에 맞는 의제를 설정한 후 회의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비교적 유명하고 '흔한' 위원회로 진행하는 반면 최근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등 유엔 소속 위원회가 아닌 타 국제기구로도 많이 진행한다.

2. 의제
위원회를 위에서 설명하였으니 의제를 이번에는 소개해보고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안전보장이사회를 예로 잡아보겠다. 안전보장이사회의 목적은 회원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것이기에 대북 제재, 시리아 화학 무기 등을 의제로 설정하여 토의한다. 모의 유엔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위원회에 상응하는 의제를 설정하여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유엔난민기구는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해 토의하고, 유엔환경계획은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의제로 설정하고, 세계보건기구는 지카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 대해 회의한다.

3. 언어
유엔의 공식 언어는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프랑스어, 중국어이다. 유엔에서 진행하는 모든 회의는 공식 통역기를 통해 이 6가지 언어로 통역된다.

한국의 모의 유엔은 영어로 회의를 진행하는 '영어 위원회'로 시작했다.

발언, 결의안 작성, 노트 작성 등을 영어로 한정했기 때문에 초기 모의 유엔 대회의 참가자는 일반적으로 영어를 잘하고 외국에서 살다 온 국제 학교, 외국인 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학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한국어로 진행하는 한국어 위원회가 개설됨으로써 더욱더 많은 학생이 모의 유엔에 참가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중국어 위원회, 일본어 위원회 등 다양한 언어의 위원회들이 개설되고 있다.

4. 의사진행규칙
유엔의 회의 진행 방식을 토대로 모의 유엔에서는 의사진행규칙(ROP: Rules of Procedure)를 제작했다.

의사진행규칙에는 언어, 예절, 발언 규칙, 회의 방법 등 회의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정리되어있다.

영어 위원회, 한국어 위원회 등 각 언어의 위원회마다, 혹은 대회마다 조금씩 다른 의사진행규칙을 사용하고 있기에 모의 유엔대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이 의사진행규칙의 숙지가 필요하다.

아래는 회의 방법 및 절차 일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출석 호명: 의장단은 국가를 호명하며 참석 여부를 대사단에게 묻는다.
▶입장 표명: 대사단이 의제에 대한 국가의 입장을 표명하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발언자 목록: 연단에 나와 주어진 시간 동안 발언하는 방법이다.
▶공식 회의: 본인의 자리에서 일어나 주어진 시간 동안 발언하는 시간이다.
▶비공식 회의: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회의하는 시간이다.

5. 결의안
최근 유엔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대북 제재에 대해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안보리 결의안 2270호'를 미디어를 통해 접했을 것이다.

모의 유엔에서는 이 결의안을 '직접' 작성하게 된다. 정해진 작성 규칙에 따라 의제에 대한 국제 사회적 해결 방안을 기재한 공식 문서인 결의안을 모든 모의 유엔대회에서 반드시 작성하게 된다.

의제에 대한 배경과 결의안의 방향에 대해 명시해둔 전문과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관해 기재한 효력조항이 결의안의 일반적인 구성 요소이다.

작성된 결의안은 의장단의 1차 승인 이후 사무국의 최종 승인 후 인쇄하며, 그 결의안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토의하고 수정안을 통해 수정한다.

6. 수정안
일반적으로 한 위원회에서는 상반된 방향의 두 개의 결의안이 도출된다. 결의안은 승인 후에도 토의를 거쳐 승인할 것인지 기각시킬 것인지에 대해 투표를 진행하기에 반대 관점의 지닌 결의안 작성 팀과 조율을 통해 결의안을 수정해 나아간다.

7. 회의 장소 · 숙박
다양한 모의 유엔은 그 목적과 취지, 비전에 맞추어 대회를 계획한다.
모의 유엔대회는 당일치기 대회부터 1박 2일, 2박 3일 혹은 3박 4일간 진행한다.

모의 유엔의 꽃인 결의안 작성이 공식적인 회의 이후 숙소로 이동 시 진행하는 '로비(Lobby) 시간'에도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모의 유엔대회의 숙소는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올림픽파크텔, 서울 중심가 호텔, 유스호스텔 혹은 대학 기숙사이다. 5~6인의 대사단이 새벽에 결의안을 한 방에서 작성해야 하고, 숙면 또한 취해야 하기에 많은 대회가 좋은 숙소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이미지 제공=모의 유엔대회 MUN 101]


8. 가격
많은 학생이 모의 유엔에 관심 있어 홈페이지를 탐색 중 참가비를 발견하고 '헉' 소리를 내는 경우가 빈번하다.

적으면 50,000원 심하면 400,000원까지 책정된 참가비를 보고 참가를 하고 싶더라도 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목격됐다.

회의장 대관 비용, 숙박비, 식비, 물품비(명패, 이름표 등), 버스 대여비 등을 고려하면 이해 가능한 참가비도 있지만, 너무 과한 비용 탓에 많은 학생과 부모님은 한숨을 쉬는 경우도 있다.

모의 유엔은 비싼 비용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꼬리표를 다는 경우도 있고, 국제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가까워지려는 학생들은 시도조차 못 해 최근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9. 인맥
모의 유엔은 사회 문제에 대해 토의만 하는 회의가 아닌 비슷한 관심 분야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장이다.

국제, 정치, 외교, 사회, 환경 등 학교 혹은 학원에서는 비교적 잘 다루지 않는 분야를 모의 유엔에서는 며칠간 내내 다루기 때문에 비슷한 꿈 혹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10. 대외 활동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입시, 스펙 등을 목적으로 모의 유엔에 입문한다.
가끔 제공하는 봉사활동 시간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고, 특기자 전형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모의 유엔 활동을 대학 지원 시 기재할 수 있다.
이에 어느새 모의 유엔은 입시 성공을 위한 준비물이 됐다.
이런 현상을 나쁘다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 최근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에 오히려 모의 유엔에 관심 둔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모의 유엔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10개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모의 유엔이 무엇으로 구성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모의 유엔의 영어 명칭은 'Model United Nations'이다. 말 그대로 모의로 진행하는 유엔 회의이다.

처음 모의 유엔을 접하는 사람들은 '대사단'이라는 직책만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모의 유엔은 대회 개최를 위해 비교적 다양한 직책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사무국(Secretariat)', '의장단(Chair, Student Officer)', '스태프(Staff)', '대사단(Delegate)'이 있다.
대회에 따라 다르지만 추가로 '기자단(Press)', '옵서버(Observer)', '알룸나이(Alumni)' 등도 존재한다.

 
사무국

사무국은 대회 개최를 위해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추진한다.

회의장 및 숙박 장소를 탐색한 후 최적의 회의 운영을 위한 곳을 선정하고, 참가비 및 운영비를 계산하여 예산을 책정하고, 대회 후원을 위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이 평소에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사무국은 대회 진행 중에는 모든 응급 상황을 담당하고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타 운영진들과 함께 발로 뛰며 '일'을 한다. 사무국은 보통 사무총장, 부사무총장, 의장 교육국, 스태프 교육국, 재정관리국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의장단

의장단은 대사단을 이끌어가며 회의를 진행한다. 의장단은 선발 후 의장 교육국의 리드로 몇 달간 회의 진행 법, 결의안 작성법, 비상시 대처 법 등을 배우게 된다.

의장단은 모의 유엔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회의 진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이기에 심도 있고 책임감을 요구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의장단은 대회 중 의사진행규칙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고 대사단의 회의 진행 방향을 잡아주며 결의안 작성에서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의장단은 일반적으로 한 위원회에 2~3명, 수석 의장(Head Chair) 그리고 부의장(Deputy Chair)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태프

회의 진행을 위해 발과 손이 되는 스태프 또한 존재한다.
스태프는 회의 중 쪽지 전달, 물품 전달, 투표 인원 확인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의장단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기에 타 업무 진행이 불가능하다. 스태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 뛰며 저리 뛰며 대회 중 가장 바삐 움직인다.

스태프는 위원회에 2~3명가량 배치되며, 사무국 스태프도 존재한다. 위원회 스태프는 의장단과 마찬가지로 수석 스태프(Head Staff), 부 스태프(Deputy Staff)로 구성된다.
 

[이미지 제공=모의 유엔대회 MUN 101]
 

대사단

대사단은 대회의 참가자이다. 위원회의 대사가 되어 의제에 대해 국가의 입장을 표명하고, 토의하고, 결의안을 작성한다. 의장의 진행에 따라 발언하고 비공식 회의 및 로비 시간에는 결의안을 작성한다.

대부분 학생이 대사단으로서 모의 유엔에 처음 참가하게 된다.

그 외 대회 중 사진 촬영 및 기사 작성을 담당하는 기자단,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참관하는 옵서버, 과거 동일 대회에 참가하였던 알룸나이 등의 직책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모의 유엔에 대해 간단하게 다뤄보았다. 세계는 점점 글로벌 시대가 되어가고 있고 유튜브(Youtube), 페이스북(Facebook)에만 접속해도 타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국제화 시대에 맞추어 많은 학생이 국제 사회에 큰 관심이 있으며 이에 대한 시발점의 기회를 모의 유엔에서 찾고 있다.

학생들은 모의 유엔을 통해 토의하고 토론하고 직접 결의안을 작성해봄으로써 능력을 향상하고, 타인과 협력할 수 있음을 배운다.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해나가는 데에 모의 유엔이 크나큰 도움이 되리라 예측한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소희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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