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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대기중인 현대차 차량들[사진제공=현대차]](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7/01/31/20170131154223856509.jpg)
출고 대기중인 현대차 차량들[사진제공=현대차]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새해를 맞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산 자동차마저 안방시장에 속속 상륙하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중국의 사드 리스크에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업계가 이들 3대 악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트럼프 리스크’ 셈법 복잡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드 인 미국(Made in USA)’ 우선 정책을 강요하면서 미국인 고용과 미국 내 생산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산 제품에 최대 2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멕시코에 진출한 19개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300여개 1차 부품 협력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현대.기아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로 불거진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에는 추가 투자를 하는 한편, 멕시코 공장은 중남미 신흥국으로 수출을 다각화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미국에 향후 5년간 31억 달러(3조6000여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지난 5년간 미국에 투자한 21억 달러보다 50%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미국 내 수요 추이를 고려해 신규공장 설립도 검토할 수 있으며, 고급차 제네시스 브랜드 생산 등 라인 증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에 생산 공장을 보유 중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을 활용해 중남미 신흥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은 “멕시코 공장에서 신규 생산되는 ‘프라이드’ 후속 모델을 멕시코와 주변국에 공급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 中 사드 보복에 내수 부진까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한국기업 때리기’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어 당장 판매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는 적잖은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친환경차 아이오닉과 니로를 중국에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규제를 통해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과 니로에 보조금 지급을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때문이라도 각 기업들이 친환경차 판매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은 중앙·지방정부 보조금과 구입세 면제 등 우대 정책, 전기차(EV) 카셰어링 등으로 일본과 세계 1위를 다투는 데까지 성장해 친환경차 시장 확대의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내수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지난해 상반기 정부의 신차 구입 지원 정책 종료에 따른 대기수요 소진과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3.5% 감소한 176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전년의 0.4% 보다 9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정면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연초부터 기아차 모닝, 한국GM 크루즈, 쌍용차 코란도C 등이 연이어 출시됐다.
상의 관계자는 “다만 올해 상반기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과 고급브랜드 해외 출시 확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